김일제 충효순심 한조막급(金日磾忠孝淳深 漢朝莫及) 해석
10. 宋書와 南史의 두기(杜驥)전에 기록된 김일제 충효순심 한조막급(金日磾忠孝淳深 漢朝莫及) 해석
유유(劉裕, 363-422): 송무제(宋武帝) 405년 환현(桓玄)을 격파하고 420년 송(420-479년)나라를 건국하고, 권문세가를 누르고 강력한 중앙집권책을 추구했다.
전란으로 시대가 혼미하고 인구이동이 잦았던 남북조 시대에 막차를 타고 남쪽으로 이주해온 두기 형제는 권문세족으로서 유명한 서진의 진남장군 두예(杜預, 222-285)의 후손이었고 군벌 유유(劉裕)의 정벌에 참여하였지만 전전하며 막차를 탄 바람에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하지 못함을 탄식했다. 어느날 유송의 3대 황제 유의륭(宋文帝劉義隆, 407-453)과 김일제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데 다음과 같다.
《宋書》 沈約(441-513, 蕭梁), 《南史》(당나라 태종 시대 이연수(李延壽) 찬) |
번역 |
杜驥,字度世,京兆杜陵人也。高祖預,晉征南將軍。曾祖耽,避難河西,因仕張氏。苻堅平涼州,父祖始還關中。兄坦,頗涉史傳。高祖征長安,席捲隨從南還。太祖元嘉中,任遇甚厚,歷後軍將軍,龍驤將軍,青、冀二州刺史,南平王鑠右將軍司馬。晚度北人,朝廷常以傖荒遇之,雖復人才可施,每為清塗所隔,坦以此慨然。嘗與太祖言及史籍 | |
,上曰:「金日磾忠孝淳深,漢朝莫及,恨今世無復如此輩人。」坦曰:「日磾之美,誠如聖詔。假使生乎今世,養馬不暇,豈辦見知。」上變色曰:「卿何量朝廷之薄也。」坦曰:「請以臣言之。臣本中華高族,亡曾祖晉氏喪亂,播遷涼土,世葉相承,不殞其舊。直以南度不早,便以荒傖賜隔。日磾胡人,身為牧圉,便超入內侍,齒列名賢。聖朝雖復拔才,臣恐未必能也。」上默然。 | 유의륭(太祖): “김일제는 충효의 마음이 깊었고, 한나라 당시 조정엔 그를 넘어설만한 사람이 없었다. 지금 조정에는 김일제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못함에 통탄함을 금치 못하겠구나” 두탄: “김일제의 미덕이란 열과 성을 다해 성스런 조정의 부름에 답한 것입니다. 그가 오늘날 다시 살아난다면 말을 키우니라고 바빠 한숨의 틈도 없을 것이며 그래서 어찌 그가 인정받고 발탁될 수 있겠습니까?” 임금이 얼굴색을 변하며 말하길: “경은 어찌 조정이 야박하다고 말할 수 있소이까?” 두탄: “청컨대 신에게 물어본다면 한 마디 하겠습니다. 신은 본래 중원의 권문사족 출신입니다. 증조부가 서진의 팔왕지란에 희생되었고, 5호 시대에 국토를 전전하며, 조상 대대로 한 계통을 이어받으며 옛것을 지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맨 늦게 남쪽으로 내려온 바람에 배척받고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김일제는 흉노 오랑캐 출신으로 비록 몸은 말을 키우는 노비이었지만 일찍이 궁중의 내시로 들어가는 행운을 입어 유명한 사람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성상이 인재를 발탁한다고 해도 신은 거기에 미치지 못함을 황공하게 여깁니다.” 이에 송태조는 말없이 묵묵부답이었다. |
北土舊法,問疾必遣子弟。驥年十三,父使候同郡韋華。華子玄有高名,見而異之,以女妻焉。桂陽公義真鎮長安,辟為州主簿,後為義真車騎行參軍,員外散騎侍郎,江夏王義恭撫軍刑獄參軍,尚書都官郎,長沙王義欣後軍錄事參軍。 | |
晚渡: 傍晚時分 渡口, 傍晚, 黄昏 傖荒: 남북조시대 남인들이 북인들에 대한 멸칭 歷涉: 度越: 넘다, 통과하다 清途: 清貴 仕途 牧圉: 牛馬, 播遷中 君王車駕, 養牛馬 人 見知: 알려지다, 인정받다 涼土: 서진 말년에서 북위(北魏)에 이르기까지 서북쪽 건립 할거 정권 |
이와 같이 송서에서는 “투후”를 쓰지 않고 대신 ”金日磾(김일제)라는 인명을 썼다: “金日磾忠孝淳深 漢朝莫及”, “日磾之美 誠如聖詔”. “日磾胡人 身為牧圉”).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북인 출신으로 남조 왕조에서 출세하지 못한 까닭은 이미 먼저 내려온 사람들로 다 차 있었기 때문이다. 작금의 젊은 세대가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유는 먼저 내려온 이민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급암적신”(汲黯積薪)이라는 성어가 있지 않는가? 한서 급암전에 “黯褊心 不能無少望 見上 言曰:‘陛下用群臣如積薪耳 后来者居上’ 구절이 있듯이 겨울철 장작 나무를 쌓아 올릴 때는 늦게 온 나무가 위로 올라가는데 그것과 같이 원로들이 신진세력에게 밀려나는 것을 보라. 전쟁이 나고 인구이동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변화의 시대에선 기존 질서의 기득권세력은 힘을 쓰지 못하고 혼란한 시대를 틈탄 사람이 출세할 수 있다. 기회는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이다.
탕평책을 실시한 영조의 영조실록에서 전하듯이, 인재는 위에서 먼저 알아봐 주고 발탁하는가 아니면 아랫 사람이 스스로 기회를 찾아서 오를 수 있는가? 요즈음 부모 찬스 쓰는 음서의 시대에서 개천에서 용 나듯이 김일제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가? 아니면 한무제가 김일제를 먼저 알아봐서 발탁할 것처럼 윗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인가? 위든 아래든 여튼 김일제 같은 사람은 스스로 수신제가를 한 덕분에 발탁될 수 있었다. 기회는 평등하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인데, 어찌 수신제가 하지 않고서 평천하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겠는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재발탁의 요건에 대해서 영조실록에 기록된 김일제 관련 기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