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경사 바틀비 주해서

문장 부호를 이용한 표현 기법

문무대왕 2025. 5. 27. 11:23

 12.    문장 부호를 이용한 표현 기법

 

문장 부호의 쓰임새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에서의 문장 표현 중에는 하이푼과 대쉬 ―”, “콜론:”, “세미콜론;” 등이 자주 쓰이는 등 아스테리크(Asterisk)” 표현 기법을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mployees”, 별표 * 아스테리크를 쓰고 있다.[1]

 

문장부호도 문법의 적용을 받으며 Asterisms 기호 또한 의미와 규칙이 있다.  hollow star (☆), dinkus (***), three asterisk ().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는 활자 서체와 활판 기호의 배열, 조합, 구성 등을 통해 시각적 의미를 창조하고 새로운 의미를 표현하려는 기법을 말한다.  (현대에 들어서 텍스트 문자와 형상화 이미지를 조합한 칼리그람 calligram, 컴퓨터 자판기 부호를 이용한 아스키 아트 ASCII art 등의 새로운 표현 기법이 나타났다.)  별표 아스테리스크 asterisk는 아스테리즘, 아스토르, 에스더 단어들과 같이 별 star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aster에서 나온 말이다.  별은중요하다는 의미를 가진 어휘이고, 마찬가지로 아스테리스크 별표는 강조의 의미가 있다. 

 

Employéesdiacritic mark가 쓰였다.  우리나라의 문장부호 중 방점은 우리나라에서 세종대왕 훈민정음 창제 서문에서도 쓰였다.  employee피고용인을 뜻하는데 이 단어에 찍는 점을 다이어크리틱 diacritic 마크(강세점)라고 부른다.  이 단어가 프랑스 외래어임을 표시해 줄 뿐만 아니라 “employer”고용주”, “employee”피고용인 직원을 의미하므로 철자 한자 차이로 뜻이 전혀 달라지는 이런 단어는 발음할 때는 강세위치가 강조된다.  철자, 강세 위치, 단어 뜻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접미어 “-ee”받는 사람”, “피동적인뜻을 나타낸다.  수증자 donee, 피난민 refugee, 직원employee, 이와 같이 “-ee”받는 사람을 뜻하는데 모게지이 mortgagee”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 담보 대출 증권모게지 mortgage”라고 하는데 모게조 mortgagor”“-or”이 붙는다고 해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 즉 은행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빌리는 사람 즉 저당을 잡힌 채무자를 말한다.  “-ee”이 붙은 모게지이(mortgagee)”는 채권자인 은행을 말한다.  mortgagor, mortgagee 단어는 누구를 가르키는지 단어의 뜻에 대해서 법조인 경우도 종종 혼동하기 쉬운 단어라고 한다.  왜 돈을 빌려준 채권자의 입장인 은행을 “mortgagee”라고 말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은행이 소유권자로부터 소유권 증서를 받아서 담보로 쥐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해주고 고리이자대금을 꼬박꼬박 받는입장은 은행이니까, “mortgagee”는 채권자인 은행을 가르킨다는 것을 쉽게 기억하리라.[2]

 

합성과 진화

 

화자인 변호사가 직원들의 기질 성향 등을 묘사하는 가운데 알코올, 반응, 효소, 기질, 연소, 인화, 산화, 환원, 불꽃, 가열성, 휘발성, 뜨거운, 접촉, 구조, 방법, 자극, 반응, 조건, 소금, 비누, 원료 물질, 가스, 등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은 당시 19세기 공업 화학의 놀라운 발전 상황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에스테르 ester”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든 (“에스테르식초 에테르를 뜻하는 독일어에서 유래) 사람은 독일화학자로 1848년 영어 책이 발간되었다.  화자는 조건과 환경을 강조하는데 화학의 놀라운 변화를 상기해 보라.  유기산을 산 촉매하에서 alcohol과 반응시키면 물과 R-COOR`와 같은 화합물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 반응을 에스테르화 반응이라고 한다. ester를 합성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공정들이 있다.  하나가 아닌 것이다.  스테르화 반응에서는 어떤 결과가 얻어질 것인가 하는 것은 선택한 조건에 달려 있다. (Acid)에 대한 에스테르화를 원하면 알코올을 과량으로 사용하고 물은 생성되는 대로 제거시키면 된다. 에스테르의 가수분해를 원하면 물을 과량으로 사용한다.  1611년 킹제임스성경에서 콤마 등 구두점 문장부호를 흔히 사용한 까닭은 조판 인쇄술의 비약적인 발전 그리고 성경을 교회에서 소리내어 읽고 사용하기를 기대한 성경 출간의 취지와 목적을 반영하였기 때문이었다. 

 

키케로와 plaster-of-paris 석고 흉상

 

“plaster-of-paris”는 석고를 말한다.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 Lavoisier (1743-1794)석고(plaster of Paris)”에 관한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라부아지에는 영국의 프리스틀리와 같은 시기에 산소를 발견했던 화학자이었다.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에서 프리스틀리를 비중 있게 거론하고 있는데 이 둘의 관계 그리고 작가의 세무서 근무 직업과 프랑스 혁명 때 처형된 라부아지에의 개인사 등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두면 plaster of Paris” 구절에서도 라부아지에를 연상할 수도 있다.  라부아지에는 산소를 발명하고 새로운 화학혁명을 연 유명한 과학자이었지만 프랑스 혁명기에 부패 혐의로 처형된 사실과 그에게 뒤늦게 사면령이 내렸지만 그 때는 이미 처형되어 버린 후였고, 따라서 때늦은 사면령은 아무런 의미 없는 “Dead Letter”의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런 배경 지식으로 보면 비록 작가가 라부아지에를 직접적으로 언급을 한 것은 아니지만 plaster of Paris” 표현 구절은 모방과 복제의 의미뿐만 아니라 라부아지에의 연상개념으로 확대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리나 손의 뼈가 골절될 때 병원 의사는 석고 붕대를 처방하는데, 병원에서 뼈골절상을 치유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석고붕대”(속어로 흔히 기부스라고 말하는)가 처음 쓰여진 시기는 1851년부터라고 한다.  석고 붕대는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은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절로 아물고 원상으로 회복된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바틀비가 자기 혼자 있게 그냥 내버려 달라는 그의 호소대로 가만히 있는 것도 하나의 치료 방법 일테고,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고 믿는 자유방임주의 사고에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석고 주택은 프랑스에서 흔한 양식이었고 프랑스 주택의 특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석고 주택은 화재에 취약한 목조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타났다.)  여기서 프랑스 혁명기 때 처형된 라부아지에를 연상하는 것은 지나친 견강부회라고 말할지 모르나, 세무 관리로써의 멜빌의 직업과 라부아지에가 혁명기 때 처형된 사실 그리고 그가 프리스틀리와의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사실등을 고려하면 연계된 상상력을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1](아스테리크 문장부호를 이용한 표현기법은 한국어의 경우 영어의 관계 대명사가 없고 또 우리나라의 문장부호와 호환되기 어렵거나 곤란한 문장부호들도 있는 등 한글 번역에서 작가가 의도한 언어의 표현 의미를 100% 되살리기는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언어의 문화적 차이점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면에서 차이가 큰 경우 언어의 의미를 복원하기라 더욱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번역상 애로를 극복해가며 최대한 원문의 의미와 그 배경까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주해를 상세하게 덧붙였다.)

[2]다른 하나 예를 또 들어보자.  영미국인이 쓰는 “the law”를 쓸 때 문맥상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law and equity”를 대개 법과 정의라고 번역하는데 “law and equity”라고 말할 때 법과 정의라는 추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보통법과 형평법이라는 구체적인 법원을 가리키는 말이고 또는 실제 사건에서 구체적인 법원 판사가 실체적인 판결을 내릴 때 적용되는 구체적인 원칙을 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