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릉비 연구-제4권-역사혁명
삼국사기 문무왕 유조문과 당태종 유조문 문장 비교 설명-1
문무대왕
2025. 4. 22. 11:11
삼국사기 문무왕 유조문과 당태종 유조문 문장 비교 설명
no | 삼국사기 문무왕 유조 | 당태종 유조 |
1 | 自犯冒風霜 遂成痼疾 憂勞政敎 更結沉疴 |
自櫛風沐雨 遂成弭沴 憂勞庶政 更起沈屙 |
삼국사기의 自犯冒風霜遂成痼疾憂勞政敎更結沉疴 구절은 당태종 유조의 自櫛風沐雨遂成弭沴憂勞庶政更起沈屙 구절을 그대로 베끼고 도용했음이 확연하게 판명된다. 自犯冒風霜은 櫛風沐雨(즐풍목우)의 고사성어의 의미를 다른 단어로 바꾸어 표현한 것이다. 당태종의 自櫛風沐雨이란 말은 문자 그대로의 뜻인 ‘바람결에 머리를 말리고 빗물로 목욕을 한다’는 의미이니, 요즈음 우리들이 흔히 쓰는 말로 ‘풍찬노숙’, ‘젊어서의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뜻이다. 風霜풍상은 바람과 서리라는 낱말 뜻이지만, 여행이나 살아가는 도중에 수없이 겪게 되는 온갖 곤란과 어려운 상황을 뜻하는 비유어로 주로 쓰이는 단어이다. 櫛風沐雨(즐풍목우)는 ‘어려운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온갖 풍상을 겪었다’는 뜻을 갖는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어원은 ‘전쟁’의 의미이다. 크로스 즐(櫛)은 즐문무늬토기가 보여주는대로의 즐문 즉 비가 빗줄기가 바람에 빗겨 날리는 모양의 크로스를 말하고, 풍風은 ‘이 풍진 세상에’라는 노랫말로 잘 알려져 있듯이 風塵풍진은 갑자기 회오리 바람이 일어나듯이 예고없이 말밥굽으로 먼지를 날리며 치고 들어오는 전쟁을 뜻하는 비유어이다. 沐雨목우는 빗물로 목욕하다는 낱말 그대로의 뜻 이외에 가수 스팅의 노래 ‘Fragile’중에 나오는 가사대로 전장터에서 총에 맞아 몸에 blood피가 흐르고 그것은 빗물rain에 씻겨가겠지만 가슴속에 남아 있는 앙금 마음의 상처는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는 “Tomorrow's rain will wash the stains away”가 말해주듯, ‘즐풍목우’는 ‘피 흘리며 싸우는 전쟁에 자원해서 참가하다’는 의미이다. 憂勞政敎는 당태종의 憂勞庶政을 낱말 하나를 살짝 바꾸어 놓은 것이고 두 표현 사이에 의미의 차이가 없다. 이어 삼국사기는 당태종의 遂成弭沴과 更起沈屙의 구절을 遂成痼疾과 更結沉疴으로 살짝 변경해 놓았는데, 이 구절을 해석하면, 문무왕을 폄하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의 遂成痼疾更結沉疴 글자 표현과 당태종 유조의 遂成弭沴更起沈屙의 표현은 거의 유사한 낱말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두 구절의 의미는 서로 전혀 다른 뜻을 갖게 된다. 당태종 유조의 遂成弭沴은 “막힌 곳을 거둬 내고 물꼬를 텄다”는 뜻이다. 부연하면 막힌 곳을 뚫고 쌓인 적폐를 거둬냈다. 강가에 나가보면 여울목에 떠내려온 나무들이 걸려 있는데 거기에 물이 고이면 썩게 되고 강물의 흐름을 막게 된다. 요사이는 포크레인으로 쉽게 제거하고 물꼬를 튼다. 반면 삼국사기의 遂成痼疾이란 표현은 국편위의 번역대로, “마침내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에 걸렸다”는 뜻이다. 따라서 당태종의 표현과 삼국사기의 표현은 그 의미가 서로 전혀 달라진다. 낱말의 뜻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遂成수성은 성취成就하다의 뜻이다. 弭미는 제거하다의 뜻이 있다. 弭兵(미병)이라고 말하면 전쟁을 끝내다 平息戰爭(평식전쟁)의 뜻이다. 沴려는 하천 가운데 토사가 퇴적되어 생긴 작은 섬 渚(저) 즉 뚝섬을 말한다. 그러므로 遂成弭沴은 뚝섬과 같이 강물의 흐름을 막고 있는 고인 것을 제거했다는 뜻이 된다. 한편 沴려는 沴戾려려, 沴疫려역, 沴疾려질, 瘟疫온역이라는 말과 같은 뜻의 글자로 예전에 흔히 쓰였던 ‘역병’이라는 말과 같다. 弭미는 평식 소제 제거하다는 뜻 이외에 활 양끝의 시위를 거는 부분인 활고자처럼 휘어진 곳 해안의 둥근 만곡처를 뜻하는 말 그리고 順服순복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삼국사기는 沴(려)의 고인 곳을 제거했다는 뜻 대신 후자의 역병의 뜻으로 보고 당태종의 遂成弭沴을 해석하여 ‘고질병에 걸렸다’는 의미의 遂成痼疾수성고질로 표현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당태종 유조의 遂成弭沴은 “막힌 곳을 뚫고 거둬냈다”는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인 반면 삼국사기의 遂成痼疾은 “마침내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에 걸렸다”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양자의 의미는 이렇게 다른 뜻을 갖고 있다. 櫛風沐雨즐풍목우는 전쟁터에서 풍찬노숙을 하며 온갖 고생을 극복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주는 표현이므로 고질병에 걸렸다는 구절이 어울리기 보다는 막힌 곳을 뚫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는 뜻의 구절이 뒤따라 오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당태종의 憂勞庶政更起沈屙이란 구절은 ‘국정의 여러 업무를 맡아서 처리하느랴 고되고 힘들었지만, 대소변 보고 나서 다시 일어섰다 즉 잠 한 번 자고 나면 다시 일어나 정무에 힘썼다’는 뜻이다. 당태종의 更起와 삼국사기의 更結은 서로 뜻이 비슷하다. 起案기안, 結案결안이란 단어가 같은 뜻이듯이 말이다. 당태종의 沈과 삼국사기의 沉은 글자 형태도 서로 비슷하고 발음도 같은 침이고 그 의미도 침몰沉沒하다 낙하하다로써 동의어이다. 沈屙침아는 대소변을 누다의 뜻이다. 하지만 삼국사기의 표현인 更結沉疴은 국편위 번역대로, ‘다시 심한 병이 되었다’는 뜻이니, 당태종의 말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당태종의 更起沈屙(경기침아)의 起기는 기상起床하다의 말에서처럼 앉았다가 일어섰다는 뜻이므로 更起沈屙는 ‘대소변 보고 나서 다시 일어섰다’는 의미이다. 屙와 疴는 발음도 아로 서로 같으나, 疴아는 오래되고 심한 병 즉 지병持病 고질병이란 뜻인 반면 屙아는 대소변을 배설하다 排泄大小便의 뜻이다. 疴아는 고질병이라는 뜻이니 更結沉疴(경결침아)라는 표현은 ‘다시 심한 고질병에 걸렸다’는 의미이고, 이는 앞 구절의 遂成痼疾수성고질의 의미와 같다. 그러므로 삼국사기의 憂勞政敎更結沉疴는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서’ ‘국정에 임했다’는 당태종의 憂勞庶政更起沈屙 구절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의 표현이 된다. 삼국사기의 沉疴는 침체의 뜻과 같다. 沈滯침체는 沉滯라고 쓰기도 한다. 沈滯는 고질병에 걸렸다는 疾病沉重經久不愈의 뜻이 있다. 수서 양제기에 나오는 疾患沉滯(질환침체)의 구절이 이 뜻으로 쓰였다. 그런데 보라. 국왕이 국가의 정사를 맡아서 처리한다고 해서 병에 걸리면 되겠는가? 수나라가 당나라에 의해서 엎어진 역사의 수레바퀴는 자연의 순리처럼 보여진다. 국왕은 만기친람의 자리이기에 비록 국정을 수행하는데 힘들어도 그것을 극복해 내야 하는 자리이다. 국정에 몰두하는 것은 당태종의 표현처럼, 그 모든 것이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가? 삼국사기의 이 표현은 당태종의 긍정적인 의미의 표현을 도용해서 부정적인 의미의 구절로 살짝 바꾸어 표현한 바 그 목적은 문무왕을 폄하한 시도에 다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