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의 어떤 부족함을 메꾸었는가
후기-7-추사의 어떤 부족함을 메꾸었는가?
나의 연구결과가 감히 추사 김정희를 뛰어넘었다고 말한다면-그에 대한 의미
문무왕릉 비문 뒷면 6행에 나타난 구절인 “天皇大帝“에 대한 해석을 두고서 추사는 여기의 “천황대제”의 의미를 올바로 해석해 내지 못한 결과 문무왕릉 비문의 건립 시기를 잘못 추정했다는 나의 주장을 좀더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설명은 내가 담대하게 선언한대로 나의 새로운 문무왕릉 비문 해석으로 인해서 나는 감히 추사가 해내지 못한 그 한계를 넘어서서 문무왕릉 비문 해석을 완성했다는 나의 주장에 대한 밑받침이기도 하다. 내가 추사의 어깨를 넘어서서 문무왕릉 비문을 해석해 냈다는 나의 결론을 여기에 적고 세상에 알리는 이유는 노자가 말한 상사중사하사의 비유가 나의 논문에 대한 세상의 평가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미연의 생각 또한 있음을 적어놓는다.
“驊騮識駿骨”(화류식준골)이라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준마가 천리마를 알아보고 천재가 수재를 알아 본다. 이 말은 노자도덕경 제41장의 상사 중사 하사의 개념에 상통한다. “上士聞道 勤而行之 中士聞道 若存若亡 下士聞道 大笑之 不笑 不足以爲道”. 뛰어난 사람은 도를 듣고 나면 신실하게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중간치기는 진리를 듣고 나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긴가민가한다. 하빠리는 진리를 듣고 나면 어이없게도 크게 비웃는다. 만약 하빨에게 비웃음을 사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리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진리가 어떻게 나오던가? 갈릴레오가 그랬듯이 뉴튼이 그랬듯이 아인슈타인이 그랬듯이. 처음엔 다들 무시당하고 비웃음을 샀지 않는가? 제눈에 안경이고, 여행도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이며, 안목은 사람 따라 다르고, 사람은 제능력껏 알아보는 것이다.
하사下士 내가 여기서 하빨이라는 비칭을 썼지만 하사下士 개념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점이 있다는 것을 덤으로 적고 싶다. ‘절절하사(折節下士)’는 삼국지 위지 원소전에도 나오는 구절인데, 비록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유능한 현인에게는 자기 몸을 낮추고 굽혀서 절을 하며 예를 갖추고 모신다는 ‘경현하사(敬賢下士)’의 뜻인데, 이와 비슷한 말로는 구현하사(求賢下士) 예현하사(禮賢下士) 겸공하사(謙恭下士) 등의 표현이 있다.
왜 추사 김정희는 “천황대제”의 의미를 잘못 해석했는가?
여기서 “天皇大帝”(천황대제)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종교적 어휘로써 이해해야 함이 옳다. 그렇지 않고서 추사 김정희가 했던 것처럼 관직명이거나 특정인의 시호로 이해하는 경우, 해석의 오류를 범하고 말 위험성이 크다. 추사는 문무왕릉 비문 파편이 발견된 1796년(정조 20년) 이후 1817년에 경주를 직접 답사하고 그 때 사천왕사에서 문무왕릉 비문 하단 부분을 직접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후 추사는 “天皇大帝”(천황대제)라는 단어에 주목하여 문무왕릉비가 687년 8월 25일 혹은 9월께 건립되었을 것으로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했다.[1] 추사의 이 논문에 따르면 天皇大帝(천황대제)라는 명칭은 당나라 고종高宗의 시호이므로 당고종이 운명한 해인 683년 이후에라야 가능하다는 논리에 입각하여 684년 이후부터 신문왕 재위 기간 중 “경진(景辰) 25일”'을 만족시키는 날짜 즉 일간지를 추적하여 그에 해당되는 687년 8-9월 무렵이 문무왕릉 비문의 건립 시기라고 주장한 것이다.
당 고종高宗은 당나라 제3대 황제로 649년부터 683년까지 삼십사년 동안 임금으로 지냈다. 책부원귀에 따르면, 묘호廟號는 고종이고 시호諡號는 천황대제天皇大帝이다. 추사는 유배 귀양살이로 많은 세월을 보내기는 했지만 평생 행정관료로 살아온 그의 신분과 가계의 배경으로 보아 정치행정적 용어에 보다 큰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 추사는 그같은 자신의 출신 배경과 유교의 한계를 초월하지 못한 그의 의식 구조의 제한성 때문에 자신이 직접 답사까지 하면서까지 비범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추적하면서 문무왕릉 비문 해석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지만 안타깝게도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는 사실은 유감이지 않을 수 없다. 문무왕릉의 비문에서 “천황대제”의 단어를 종교적 의미 즉 도교에서의 천황대제를 지칭하는 의미로 이해했다면 아마도 비문의 진실적 발견에 보다 근접했을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천황대제의 의미에 대해서는 진서 천문지를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이러한 천문지 사료에 설명된 자료를 바탕으로 천황대제를 별자리 천문지식 영역에서 이해하면 결론이 도출되는데, 이에 따라서 비문에서 명시한 “천황대제”는 당고종의 시호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도교에서 말하는 종교적 의미 그리고 별자리 천문 지식 영역에서의 천황대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