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앞면 28행 해석-시의적절한 계책의 통달자
28행 權宜之謀(권의지모) 시의적절한 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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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편위 번역: 꾀는 손을 뒤집는 일처럼 쉽게 나왔는데, 절묘하기가 …
추홍희 해석: (千方百計) (權宜)之謀 出如反手 巧(不可言 事不可筆/巧乃可與 造化者同功乎): (처한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임시 변통의 계책이 천방백계로 마치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매우 쉽게 나오고 그 교묘함은 (마치 신이 조화를 부린 듯하고, 어찌 다른 말이나 글로써 다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之謀 出如反手 巧□□□
反手(반수)는 손바닥을 반대로 뒤집는 것처럼 매우 쉽다는 말이다. 무슨 꾀-謀(모)-가 손바닥 뒤집기처럼 술술 나온다-出(출)-는 것일까?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문맥상 군사 전략에서 임시변통의 계책,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전술전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므로 임기응변의 꾀가 그렇게 술술 나온다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뜻에 부합되는 말이 權宜之計(권의지계)이다.
權宜之計는 임기응변으로 처리하다, 임시 변통(變通)의 계책을 뜻하는 성어이다. 權宜(권의)는 시의적절(時宜適節)하다 또는 그 반대로 시기가 적합하지 않다는 不合時宜(불합시의)의 표현에서 그 뜻이 나타나듯이, ‘그 처한 상황에 맞다’는 뜻으로 권편(權便), 변통(變通)과 같은 말이다. 후한서 단경(段熲)전의 “臨時量宜 不失權便” (임시양의부실권편) 구절에서 그 쓰임새가 보인다.
권의지계는 임시 변통의 계책을 이르는 말이니, ‘권의지계가 출여반수’이라는 말은 임기웅변에 매우 능해 처한 상황에서 곤란을 극복하는 꾀가 즉시로 튀어 나왔다는 의미이다. 그 방법들은 巧妙(교묘)해서 마치 신이 조화를 부린 것인지 의아해할 정도였다는 뜻, 기묘해서 가히 찬탄을 금치 못했다는 뜻이니, 이에 어울리는 표현은 巧不可言事不可筆 (교불가언 사불가필)이다. 이 교불가언사불가필은 그 기묘함은 어찌 말로 다 형언하기 어렵고 또 하도 많아서 일일이 적어내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열자(列子)의 탕문(湯問)에 “人之巧乃可與造化者同功乎” (인지교내가여조화자동공호)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구절이 여기에 어울리는 표현이다. 神出鬼沒(신출귀몰)하고, 솜씨가 신의 조화와 같다.
攻心之術(공심지술)
한편 권의지계라는 표현 대신 결자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다른 적당한 단어들을 찾아본다면, 攻心之術(공심지술)을 이르는 楚歌之計(초가지계), 은폐 은장(隱藏) 위장술에 능하다는 뜻의 韜晦之計(도회지계), 적의 허를 찌르거나 예측불가능한 우회전략을 이르는 말인 迂直之計(우직지계) 등 몇몇 성어들을 생각해 낼 수 있다.
뒤따르는 구절이 “出如反手 巧同造化”의 의미이므로 權宜之計(권의지계)의 표현이 문맥상 적절한 의미로 어울린다. 전쟁은 변화무쌍하므로 그 처한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유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 28행의 문장 내용은 전쟁에서 승리한 공을 치하하고 있는 내용이므로 손자병법의 이같은 내용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迂直之計(우직지계)
迂直之計(우직지계)의 의미에 대해서 손자 병법의 군쟁편의 구절을 잠시 살펴보자. “軍爭之難者 以迂爲直 以患爲利 故迂其途 而誘之以利 後人發 先人至 此知迂直之計者也”.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령하려고 서로 경쟁하는 대치 상황에서 어려운 점은 먼 길을 돌아가는 우회전략을 택함으로써 곤경함을 오히려 이로움으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적을 이롭다고 여기는 길로 유인하고서, 자신은 그곳을 피해서 먼 길을 돌아가는 결정은 비록 출발은 늦었더라도 적보다 먼저 앞서서 도착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우직스런 길이 결과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은 시간이 지체되고 또 더 힘들고 고난한 길이지만, 고지 선점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결국 더 빠르고 자신에게 이롭게 작용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있으므로 닥치는 곤경일랑 감수하고 이겨내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한편 지름길을 택할 때는 사람들 모두가 지름길로 다투어 가려고 할 것이므로 매복조의 습격을 받을 위험이 있을테니 적이 예상치 못한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28행
□□□□□□□- (千方百計) |
(천방백계) |
□□之謀- (權宜)之謀 |
처한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임시 변통의 계책이 천방백계로 |
出如反手 | 마치 손바닥을 반대로 뒤집는 것처럼 매우 쉽게 나오고 |
巧□□□□□□□- 巧(不可言 事不可筆/ 巧乃可與 造化者同功乎) |
그 교묘함은 (마치 신이 조화를 부린 듯하고, 어찌 말이나 글로써 다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