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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비 연구-제3권-투후는 누구인가

문화 국가론(Kulturstaat)

by 문무대왕 2025. 4. 11.

1. 이 책의 기여도

 

① 문화 국가론(Kulturstaat)

 

우리나라 헌법은문화 국가를 지향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헌법 제9조의 규정이 그에 해당한다: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가 문화를 보호하고 육성하고 창달해야 한다는 국가적 의무를 담당하고 있는 체제를문화 국가”(Kulturstaat)라고 말하는데, 이 문화국가론은 원래 독일의 헌법 이론에 기초한다. 그런데 독일은 우리나라 헌법 제9조와 동일한 규정을 주헌법에서만 규정하고 있고 연방헌법에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헌법적 규정으로만 본다면 한국이 독일에 비해 보다 상위 규범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의 베를린 주 헌법 규정을 보자. 독일 베를린 주 헌법 제202항의 규정 독일어 원문은, “Das Land schutzt und fordert das kulturelle Leben.”, 이 조항의 영어 번역은, “The Land shall protect and promote cultural life.” 우리나라 헌법 조항은문화개념을전통 문화민족 문화라고 규정하고 있어 일반적인문화개념보다 다소 제한적인 개념으로 이해될 측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민족과 전통의 의미는 제한적 수식어구로 이해되든 그렇지 아니하든 대한민국 헌법은 한민족과 한국인의 삶을 다루는 최고기본법이므로 문화의 개념은 헌법 전체 포괄적 해석상 전통문화와 민족문화의 의미를 확장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전통”과전통문화에 대한 개념을이 시대의 제반 사회ㆍ경제적 환경에 맞고 또 오늘날에 있어서도 보편타당한 전통윤리 내지 도덕관념이라 할 것으로 해석한 헌법재판소의 판결(헌재 1997. 7. 16. 95헌가6, 판례집 9-2, 1, 19) 내용을 보면, 전통의 역사성과 시대성을 말해주므로 꼭 제한적인 규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한 개념은 오늘날의 의미로 재해석된 것으로써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 전문에서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이라는 표현 또한 사실적 묘사이다. 또 대통령의 취임 선서문 (69)은 다른 나라하고는 달리 특징적으로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라는 선서 조항이 들어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문화 개념에 속하는 핵심 영역으로써 종교의 자유 (20), 학문의 자유 (22), 예술의 자유 (22), 교육을 받을 권리 (31), 지적 소유권 (22 2) 등 문화 영역에서의 기본권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문화 국가원리를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문화관계법령을 제정하고 있는데, 그러한 법령으로 문화예술진흥법 등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 행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문화재보호에 관한 법률인 “문화재보호법”과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의 관련 법규의 재정비가 즉시 요구된다. 문화의 개념은 거대한 물결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한류의 흐름이 잘 말해 주듯이, “문화 창조 경제(cultural and creative economy)”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고차원적인 영역으로 이미 들어섰음을 볼 때, “문화 국가(Kulturstaat)”론을 기초로 이 책의 연구 결과가 새로운 국부 창조에 미칠 기여도와 그 범위는 매우 크고 넓다.

 

② 국제적 영향력 세계적 보편성 확인

 

이 책의 문무왕릉비 연구 결과는 한국내에 머무르는 협소한 정도가 아니라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의 관심은 물론이거니와 인류 지식과 전통 전승의 측면에서도 근본적인 평가를 불러올 것이므로 국제적 연구 결과에 해당한다. 또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 상황에 대한 통찰력을 더불어 높여줄 수 있고, 인류의 보편성을 확인하는 대단한 작업에 해당된다.

저자는 새로운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지 않으면 곧 도태되고 만다는 다윈의 통찰에서, 현재의 혼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역사의 생명력과 역사의 혼과 그 끈의 발견이 절실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였던 작은 출발이 마침내 엄청난 국부의 창조를 낳고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결과를 이루게 되었다.

문무왕릉비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않으면 어찌 황금시대를 확인할 수 있겠으며 오천년 한국사의 비밀의 문을 열 수가 있겠는가? “금석이 국사보다 나은 점이 이와 같으니, 옛 사람들이 금석을 귀중하게 여긴 까닭이 어찌 하나의 고물(古物)이라는 것에만 그칠 뿐이겠는가[1]돌이켜 볼 때 이 40년 동안 깊숙이 숨은 것을 찾아내고 비밀스러운 것을 척발(剔發)하며 고심한 것이 어찌 호사가(好事家)가 기이한 것을 좋아하여 한 것이겠는가?”[2] “1200년이 지난 고적(古蹟)이 하루아침에 크게 밝혀져서 무학비라고 하는 황당무계한 설이 변파(辨破)되었다”고 스스로 밝힌 김정희의 회고담을 크게 능가할 저자의 결론이다.

 

③ 토인비의 역사 연구

 

저자의 작은 연구 하나가 한국의 지식 교육 환경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틀을 바꾸는 어떤 획기적 계기로 작용하게 되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는다. 순자가 파악한대로 작은 물방울 하나가 모여서 백천 강물을 이루고 연적 하나가 백천의 물꼬를 트고 대해로 다다르게 한다. 진실로 아름다움과 순수함의 고갱이를 간직한 위대한 한국인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 수많은 한국인들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될 밝은 미래의 큰 희망을 미리 내다본다. 수많은 세월의 흔적 속에 걷어내기 힘들 정도로 깊이 쌓여진 유교적 적폐 불교적인 적폐, 편견과 선입관 등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데 큰 방해 요소로 작동되고 또 무엇보다도 한국의 풍토병인 교과서 암기 위주의 교육 방법론과 천박한 지적 풍토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에 큰 힘을 보탤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서 살펴지는 바와 같이,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시대와 유교가 국교였던 조선 시대에는 도교를 이단시하고 배척하였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배척의 시대적 잔존 유물의 영향력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한국적인 정치 교육 지형과 편향성을 곧바로 극복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든 결코 진리를 탐구하는 진실의 장막 안으로 들어오기 어렵다.

“도전과 응전의 역사의 연구로 유명한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세계 종교에 대한 연구 분야에서 막스 베버를 능가할 정도로 큰 업적을 남긴 역사가였는데, 그는 문명의 성공은 크게 종교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문화의 성공과 실패는 국민들이 믿는 종교에 밀접하게 달려 있다. 문명은 그 기반으로 삼고 있는 종교의 질(quality)에 의해 결정된다.” (토인비 대담).[3]

토인비의 견해는 동양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데 있어서도 적용되는 탁견이다. 중국을 통일해낸 진시황제, 세계 최대의 제국을 형성한 한무제, 중국의 분열을 극복하고 민족 중흥의 대업을 이뤄낸 당태종, 몽골 이민족의 지배를 끝내고 중국의 부흥을 이뤄낸 명태조 주원장의 경우는 그들이 중화민족 정통 종교인 도교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면 아마 그같은 통일과 대제국으로의 성장을 이뤄내기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토인비의 견해는 역사와 인간 문명의 성공에 대한 조건을 시사해준다.

“한 나라가 종교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면 그 문명은 국내적으로 사회적 분열을 겪거나 외부 군사적 침략의 위험에 노출되거나 경제적 식민지 노예 상태로 전락할 그럴 위험에 처하게 된다. 믿음의 상실이 가져온 결과로 인해서 문명이 쇠퇴하면 다른 종교나 다른 믿음의 체계에 의해서 고무된 새로운 문명에 의해서 대체되었다.”[4]

이러한 토인비의 견해는 신라의 발전과 멸망, 고려의 건국과 이민족의 침입, 조선의 건국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과 제국의 멸망, 대한민국의 발전과 한계의 대강과 족적을 설명해 준다. 종교는 세계사의 발전과 민족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중요한 세계관적 해석의 구체적인 틀과 정치 사회적 통합의 기능을 수행해 온 매우 중요한 제도에 속한다. 그런데 그토록 중요한 제도에 대한 해석이 배제되거나 올바른 접근을 하는데 큰 장애가 되거나 부족함을 노출하고 있다면 새로운 미래 창조를 열어가기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장애는 즉시 제거되어야 하고, 부족함은 바로 채워 넣어야 한다.

노자의애민치국”, 사랑과 화합으로 이 땅에서 모든 사람들의 잠재적 인간성이 발현되고, 꿈과 희망이 실현되고, 국가 사회의 진보를 향한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인간 정신[5]과 민족 문화의 고갱이가 확인될 것을 기대한다.

 

 

 

 



[1] 김정희, “완당전집3.

[2] 김정희, “顧此四十年搜幽剔秘之苦心 豈好事喜奇爲哉”.

[3] “I think the success or failure of a culture is deeply related to the religion of the people. That is, a civilization is decided by the quality of the religion on which it is based.”

[4] Each time a nation has lost faith in its religion its civilisation has succumbed to domestic social disintegration, foreign military attack or economic enslavement. The civilisation that has fallen as a result of the loss of this faith has been replaced by a new civilisation inspired by a different faith or religion.

[5] 정신(spirit)은 창조적 에너지 또는 영감(靈感), creative energy or inspiration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