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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비 연구-제3권-투후는 누구인가

충신장 서두에 인용된 육가의 신어

by 문무대왕 2025. 4. 16.

17 충신장 서두에 인용된 육가의 신어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도 먹지 않는다면, 그 음식은 맛을 알 수가 없다- 雖有嘉肴 弗食不知其旨也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도 먹지 않는다면, 그 음식은 맛을 알 수가 없고, 쓸모없이 버려지고 만다.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도 이와 같으리라. 비록 평화의 시기라기는 해도 무사의 국가에 대한 충성과 담대한 용기가 알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하늘의 별은 낮에는 해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밤에는 온 하늘에 흩어져 총총히 빛나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생각해 보라.”[1]

雖有嘉肴,弗食,不知其旨也;雖有至道,弗學,不知其善也。是故,學然後知不足,然後知困。知不足,然後能自反也;知困,然後能自故曰:學相長也。《兌命》曰:「學學半」其此之謂乎?”, 《禮記·學記》, 禮記卷十八. 예기의 원문을 한글로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비록 좋은 안주가 있다 하더라도, 먹지 않으면 그 맛을 알지 못한다. 비록 최고의 원리원칙--가 있다 하더라도, 배우지 않으면 그 좋은 가치를 알지 못한다. 이런 까닭으로 배우고 나서야 그것의 부족함을 알 수 있고, 남을 가르쳐 보고 난 후에야 소통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무엇이 부족한지를 먼저 깨달아야, 그것을 반성하고 연마할 수 있는 것이며, 소통의 애로점이 무엇인지를 먼저 깨우쳐야 그 부분을 힘써 노력해서 해결해 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서로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상서에서,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이 배우고 익힘의 다른 반쪽이다라고 말했는데,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충신장 서두에 인용된 구절의 의미

맛이 좋은 음식은 향기가 솔솔 배어 나오고, 그 아름다운 향기를 숨길 수가 없다. 맛을 직접 보지 않고도 냄새만으로도 알 수 있다면, 인간 사회의 일에서, 외부에 발생한 악을 보고서 내부의 변화를 점칠 수가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결론은 충신장의 서두의 두 번째 문장-“낮에는 보이지 않는 별이 밤이 되면 총총 빛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표현으로 이어진다. 이 후단의 “たとへば晝見へずれてはる” 표현은 육가의 신어 사무조에 등장하는星不晝見 日不夜照 雷不冬發 霜不夏降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육가는 사마천의 사기열전에서 소개되는 인물인데, “신어의 이 부분은 신하가 군주를 치는 하극상이 나타나지 않는 순리를 설명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노자 도덕경 제38상덕하덕”(上德不德)의 논리를 전하고 있다. 신어에 이어지는 구절을 보자. 

여름철에 서리가 내리는 법이 없고 겨울철에 천둥번개가 치는 법이 없다고 예를 들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이런 자연질서를 이해할 때 임금이 나라를 잘못 다스리면 괴이한 천재지변이 일어나게 되지 않겠는가?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가 겨울철에 나타나거나 여름철새인 제비가 겨울에 나타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이상하고 혼란한 흐름이 나타나면 이러한 혼란의 시기를 제거하고 평화 시대를 되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군자는 자연의 변화와 운행의 법칙을 아는 능력이 있으므로, 어떤 외부의 변이 현상을 보고서 내부의 변화를 미리 감지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개별 사례를 모아서 하나의 원리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이론인 것이고, 이러한 이론의 축적과 미래의 설계와 예측 가능이 지식의 힘이고 유용성이다.

육가의 신어 사무조에 등장하는 구절을 차용한 표현이라고 해서 공자의 사상을 직접적으로 인용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육가가 공자의 사상을 이어받는 사상가라고 해도 신어의 부분에서 노자도덕경의 구절을 분명하게 인용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노자 도덕경 제38장의 구체적인 표현에서 파악되듯이, 공자와 노자의 정치 철학은 분명하게 대립되는 측면이 강하다.  故失道而後德失德而後仁失仁而後義失義而後禮. 夫禮者 忠信之薄 而亂之首그러므로 도를 잃은 뒤에 덕이 쓰이고, 덕을 잃은 뒤에 인이 쓰이고, 인을 잃은 뒤에 의가 쓰이며, 의를 잃은 뒤에 예절이 쓰이는 것이다. 무릇 예절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은 충과 믿음이 박약하다는 것임으로 장차 어지러워짐의 시작인 것이다.” 노자는 이어서 그 꽃이 피어남보다 그 열매 맺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관점의 차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예를 강조하는 시기라면 그것은 오히려 충의가 엷어졌다는 현상을 역으로 진단해 주는 것이 아닌가? 미래 예측으로써 보면 곧 혼란의 시작을 알려주는 사전 경고의 측면으로 작용한다. 현실 정치에서 파악한다면, 예를 강조하면 공자가 우상시되고 이에 따라서 반면 노자의 도덕철학이 경시됨을 의미하는 것이다.[2] 노자는 꽃보다 열매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자 도덕경 제38장의 결론을 보자.  前識者道之華而愚之始是以大丈夫處其厚不居其薄處其實不居其華故去彼取此  노자는 외부의 화려함보다 내적 튼튼함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다.[3] 

충의와 신의 loyalty and trust가 충신장의 전체를 내용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라고 볼 때, “를 강조하는 공자의 정치철학를 충신장의 주제로 삼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화려함과 내실 가운데 무엇이 보다 더 중요한가? 꽃보다 열매이지 않을까?  이 말은 꽃의 아름다움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본뜻은 거짓으로 조작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말한다. ? 그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짜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식적으로 꾸미고 조작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그것이 결코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사실을 볼 때 보다 분명하게 깨달아지지 않는가?

 

충신장의 첫 머리

충신장은 다케다 이즈모, 미요시 교라쿠, 나미키 센류 이3인의 공동작품이다. 충신장은 일본의 역사와 문학이 함께 녹아 들어 있는 전체 일본 문화가 들어 있는 거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嘉肴有といへども食せざれば其味をしらずとは。國治てよき武士の忠も武勇もかくるるに。たとへば星の晝見へず夜は亂れて顯はるる。 충신장 구절의 표현은 예기에서 출전이 찾아진다. 嘉肴(かかう)ありといへどもせざればはひをらずとは まって武士武勇るるに えばえずれて(あらは)るる일본어 사전의 풀이를 인용해 보자: “嘉肴ありとらわずんばそのきをらず[4]

 “충신장”의 첫 머리는 위의 인용된 표현으로 시작된다.

우리 속담에똥인지 된장인지는 직접 손으로 찍어 먹어 봐야 한다는 우격다짐을 표현하는 말이 있는데, 사람과 역사가 어떻게 살아 있는지 그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릴 수 있는 지의 여부를 함의하고 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내가 요약 설명하는 충신장의 줄거리를 통해서 이해될 수 있다. 충신장의 줄거리를 1막에서 11막까지 각 단락별로 나누어서 대략적인 설명을 곁들어 보도록 한다.



[1] “Just because you can’t see it doesn’t mean it’s not there.”

[2] it indicates the thinning of loyalty and trust and the beginning of disorder. As for the Foresight (like prophecy), it is the flower (appearance) of Tao and the beginning of ignorance.

[3] Therefore the true man dwells in the thick instead of the thin and dwells in the fruit instead of the flower. Therefore he leaves the latter and takes the former.

[4] “One cannot understand even a holy man's teachings without study; one cannot know the abilities of a great man without putting him to use; one cannot know the delicious taste of fine food without eating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