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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비 연구-제1권-비문 앞면 해석

비문 앞면 11행 해석-학문의 통달자

by 문무대왕 2025. 3. 28.

11행 恬雅輔質 염아보질 & 學綜古今中外 학종고금중외

 

  ▨▨恬▨輔質情源湛湛呑納▨於襟▨         握話言成範容止加觀學綜古」

국편위 해석: 바탕을 돕고, ()의 근원은 맑디맑아, 삼키어 받아들임은 금▨(▨)하였다. … 하시는 말씀은 규범을 이루고, 용모와 행동은 가히 볼 만하였으며, 학문은 고()을 두루 통하였다.

추홍희 해석:  ()輔質 情源湛湛 呑納()於 襟()   (運籌唯)握 話言成範 容止加觀 學綜古(今中外)▨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과 바른 자세를 추구하고 길러서) 아름다운 문체로 질박하고 소박한 것을 보충하여 소박하지만 조잡하지 않고 단순하되 아름다우며, 원래부터 맑고 깨끗함이 깊고 넘치니, 허심탄회한 자세로 진실하게 터놓고 말하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멀리 내다보고 책략을 수립하는 것, 전장에서든 어디에서든 사람들을 휘어잡는 그의 말과 화술은 타의 모범이 되었다.  그의 행동과 매너는 다른 사람들이 본받을 만한 모델이었다.  (어려서부터 배움을 좋아하여), 많은 분야에 걸쳐서 학식을 연마하고 쌓아 올렸고, 그 수준은 옛 것과 현대의 지식 (그리고 자기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그것까지를) 다 함께 통달하였다.

11행 문장 내용에 대한 이해 편의를 위해서 띄어쓰기로 재배열하면 다음과 같다.

  恬□輔質 情源湛湛 吞納□□襟        握 話言成範 容止加觀 學綜古

 

()輔質: 아름다운 문체로 질박하고 소박한 것을 보충하여 소박하지만 조잡하지 않고 단순하되 아름다우며

情源湛湛: 원래부터 원천이 깊고 맑고 깨끗한 사람이어서

呑納()於襟(): 임금님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가슴 속을 터놓고 말하면 모든 것을 용납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運籌唯): 야전 천막 안에서 군사 전략을 계획하고 수립하는 것

話言成範: 사람들을 휘어잡는 그의 말과 화술은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었다.

容止加觀: 그의 행동과 매너는 다른 사람들이 능히 참고하고 본받을 만하였다.

學綜古(今中外): 많은 분야에 걸쳐서 학식을 연마하고 쌓아 올렸고, (옛 것과 현대의 지식 그리고 자기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그것까지를) 다 함께 통달하여 일가를 이루었다.

 

()輔質

   ()글자 앞 뒤로 글자가 마멸되어서 정확한 글자를 판독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앞 뒤 문맥의 뜻을 살려 추측해 본다면, 恬和(염화)라는 단어를 생각해 낼 수 있다.  염이(恬夷), 恬而(염이)라는 단어는 恬和(염화)와 같은 뜻이다.  恬淡(염담), 恬養(염양)은 안정평화를 기르고 배양하는 사상을 이르는 말이므로, 비문에서 염자의 앞의 글자는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을 배양培養한다는 의미의 글자가 들어가는 것이 적절하다.  염화(恬和)는 安静(안정), 安然(안연)하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편안하다의 恬(), 화평하다의 和()이니, 방긋한 미소를 짓는 安靜(안정)과 平和(평화)를 뜻하는 단어이다.  석가의 염화미소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나, 사실 해맑은 웃음과 잔잔하고 온화한 안정과 평화의 마음 상태를 사람의 기본적인 성격이라고 규정한 사람은 노자이었다.  老子 曰 清靜恬和 人之性也” (文子, 微明). 

 

恬雅

이러한 염화(恬和)의 뜻과 같은 단어에 恬雅(염아)가 있다.  文質(문질)은 文采(문채)와 本質(본질), 文華와 質朴의 합성어이다.  염아(恬雅)와 비슷한 단어로는 恬澹(염담), 恬淡(염담)이 있다.  맑고 담박하다는 뜻이다.  마음이 담박하다는 말은 세상의 명성과 세상의 이윤 그런 부귀영화를 좇지 않는다는 뜻, 清靜無爲(청정무위)의 뜻이다.  왕충의 논형에充性恬澹 不貪富貴” (충성염담 불탐부귀) 구절이 나온다.

 

恬雅(염아)의 뜻에 가까운 단어에 文雅(문아)가 있는데, 문아는 아름답다, 조잡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요즈음 영어가 상용화된 시대의 표현으로 여성잡지의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세련된 말로 엘레강스(elegance)가 이에 해당한다.   

恬雅(염아)는 소박하지만 세련되어 우아한 멋을 풍긴다는 뜻이니, 交錯文質, 質而不野의 표현과 같은 뜻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겉치레를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 질()이 적절히 배합되어 우아한 문장이 탄생된다.  군자의 탄생도 마찬가지이다.  한서 반표전에然善述序事理 辯而不華 質而不野 文質相稱 盖良史之才也표현이 나온다.  유종원의 晋問(진문) "交錯文質 饗有嘉樂표현이 나온다.    

염아보질의 의미를 새긴다면,   ()輔質의 앞의 결자부분의 문장 내용은 당태조의 진사명에 나오는揭日月以爲躬 麗高明之質 括滄溟而爲量 體宏潤之資”(게일월이위궁 려고명지질 괄창명이위량체굉윤지자) 구절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는 지혜(智慧)와 능력(能力) 자질(資質)이 굉장하다 즉 번쩍번쩍 빛나는 자질-지혜능력-을 體()-갖추다의 뜻이고 또 그만큼 출신 경력이 화려하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은 속이 꽉차있으니 밖으로도 나타나 얼굴에서도 매끈한 윤기가 흐르고 광택이 빛나지 않는가? 麗質(려질)은 麗高明之質, 곱고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처럼 풍모자태가 아름답고 품성이 부드러운 사람을 묘사하는 표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는 하나 사람의 타고난 천부적 성정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 표현은江山易改 秉性難移”(강산이개병성난이) 구절이다.  삼국사기의 문무왕 유조문에 기재된且山谷遷貿 人代推移” (차산곡천무 인대추이) 구절의 느낌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삼국사기가산과 골짜기는 변하여 바뀌고 사람의 세대도 바뀌어 옮겨가니라고 기재했지만 인간의 선하고 착한 본성은 지구가 오래된 만큼이나 크게 변하지 않고 유구히 전해진다. 

* 불교가 기본적으로는 다신교인 힌두교의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탈인도화하고 그리고 중국의 본래 고유 종교인 도교와 유교를 수용하면서 제3의 길을 모색하여 발전하고 중국화된 그 배경과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일본에서는 중국의 도교 유교 불교에 대한 중국서적의 일본어 번역은 물론 영어 번역까지 이루어진 학문의 발전 상황에 비추어 보면 한국은유불선에 대한 이해가 매우 빈약하고 부족한 실정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조선일천년래제일대사건으로 유명한 신채호는유불선에 대한 기초적이고 구분적 개념조차 깨닫지 못하면서 조선상고사를 펴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오류를 지적하기는커녕 그의조선상고사가 오히려 일제 식민지학의 비호와 장려를 받은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일제가 대륙 침략을 본격화하던 시기인 1920년대에 조선일보를 통해서 신채호의 조선상고사가 대대적으로 소개되었다.  신채호가 민족의 원류를 만주족으로 내세운 잘못된 사학이 일제의 비호와 장려를 받았던 까닭은 신채호가 만주를 이주한 그것과 같이 일제의 만주경략에 필요한 그것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청나라에서는 만주 땅을 자신들의 선조 땅이라고 여기고 신성시하고 자연보호 성지로 설정하여 비워 두었는데 그 틈을 신채호 같은 사람이 나서서 한국이 만주족이라고 우기면서 잘못된 이론을 전개하니 일제로써는 불감청고소원의 입장을 넘어서 적극 지원하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문무왕릉의 비문에서 분명히 선언하듯이, 우리 한반도의 한민족의 원류는 숙신 부여 선비 읍루 돌궐 말갈 거란 여진 만주족이 결코 아니다.  그들과는 다르게 한민족은 상나라 때부터 하나라 때부터 아니 그 이전의 요순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분명한염황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우리민족의 주류는 서역북방의 5호들이 결코 아니요,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의 만주족 여진족 몽고족 거란족속이 결코 아니다.  비록 고려시대에 몽고 만주족의 원나라의 식민지배를 받고서 원의 부마국 즉 왕의 어머니와 왕의 아내가 공식적으로나 혈통적으로나 몽고족 만주족이었으니 고려를 이은 나라가 조선이고 조선을 이은 나라가 대한민국인 이상 한 때의 굴곡진 역사의 흔적을 전혀 지울 수가 없는 것이지만.  조선이 건국되면서 고려 왕씨를 족보에서 지워버렸다고 하지만 그 혈통을 어찌 부정할 수가 있겠는가?  고려가 원나라의 식민지배로 전락하면서 합천으로까지 팔만대장경을 내려보내며 한반도를 접수하면서 스며들은 이민족의 혈통을 이제와서 문서로 지운다고 또 조선말기 들어 고종이 했다시피 그 고려왕들의 무덤의 흔적을 지운다고 해서 그 섞인 피가 순혈로 바꿔지겠는가?  굴절된 역사의 정신 그 에스프리를 회복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보장왕조 기사에서도 논하듯이 기자조선이다.  기자조선의 사료는 사마천의 사기에 기재되어 있다.  기자는 상나라가 곧 주나라에 망하기 전에 조선으로 피란을 온 사람이었으니 조선 또한 역사상 상나라 사람이 세운 국가임이 확인된다.

그런데 5백년 이상을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의 식민지로 신음하다 보니 핏줄도 섞이고 그래서 민족혼마저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 것이 아닌가?  병자호란이 임진왜란의 폐해만큼 크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임진왜란으로 거의 피폐화되었기 때문에 병자호란에서는 더 이상 불탈 자원이 많지 않아서였는지는 모르지만.  또 만주로 끌려간 부녀자들이 후에 환향녀로 돌아오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지만 그 수가 몇 십 만명이었던가?

 

 

質情 질정

情은 사람의 희로애락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낱말이고, 質은 사람의 바탕 본성 본질을 뜻하는 낱말이니(質,性也), 質情(질정)은 정질(情質)과 같은 말이다.  質情(질정)은 정질(情質)과 같은 말이다.  情質(정질)의 한자사전의 뜻은 사람의 충정衷情의 상태를 비유하는 말 그리고 性情素質(성정소질)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굴원의 초사 九章 惜誦(석송)에 이 情質의 쓰임새가 등장한다.  恐情質之不信兮 故重著以自明”.

源원은 샘의 원천, 사물의 근본, 연원淵源, 이유의 뜻이고, 湛湛담담은 물이 깊고 가득차다, 농밀 농후濃厚하다, 맑고 깨끗하다 清明澄澈의 뜻이니, 源湛湛은 원래부터 맑고 깨끗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무제 逸民(일민) 시 중에岩岩山高 湛湛水深의 표현이 나온다. 

情源湛湛

源원은 샘의 원천, 사물의 근본, 연원(淵源), 이유의 뜻이고, 湛湛(담담)은 물이 깊고 가득차다, 농밀 농후(濃厚)하다, 맑고 깨끗하다 清明澄澈(청명징철)의 뜻이니, 源湛湛(원담담)은 원래부터 맑고 깨끗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란 무엇일까?  열자가 정의 개념에 대해서 연구해 놓았는데, 정은 인간의 본성(本性)이다.  여씨춘추에서情,性也라고 말하고 있다.  천부적 情性(정성), 情心(정심)을 말하고,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 마음 속의 품은 회포, 정포(情抱), 있는 그대로의 정황(情况)과 실정(實情)과 表情(표정) 등을 숨기지 않고 가슴을 열어제치고, 흉금(胸襟)을 터놓고 정을 나누는 것을 그런 생각 그런 思想(사상) 그러한 정신(精神= 情神)을 가리킨다.  한서와 삼국사기에서 조선사람들은천성이 착한 사람들이어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명기하고 있는데, 대한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본성이 유순하고 착한 사람들임이 틀림없다.  

 

吞納□□襟      

탄납(呑納)은 삼키고 용납하다는 뜻이고 襟()은 소매를 뜻하는 낱말이니, 이런 뜻을 갖고 있는 단어 가슴 속을 울리다, 흉금을 털어 놓다, 심금을 울리다의 심금(心襟)이 떠오른다.  궁중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장면이 소매안에 밀서를 감추는 내시들의 장면에서 보여지듯이, 소매는 팔을 감추는 것이고 그래서 무언가를 감추는 것을 비유하는 뜻을 갖는다.  그런데 그러한 소매안을 열어 보인다는 말은 감추어진 것이 없이 흉금을 털어 놓는 것 즉 가슴을 열고 진심으로 진실한 대화를 나눌 때 쓰이는 말이다.  소매안을 보이고 즉 가슴을 열어 제치고 소매안의 손을 붙잡고 마주 앉아서 서로의 가슴 속에 들어 있는 말을 진실 그대로 얘기하는 것,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면 모든 것이 풀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감정의 동물이라고 하기에 진실하게 대하면 상대방도 따라서 움직이고 변하는 법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심리학에서 말하는 공감의 법칙, 힐링의 법칙이기도 하다.

이러한 소매 안 소매가 닿은 거리 안에 있다는 뜻으로 금내(襟內)가 있다.  금내는 임금님을 경호하는 궁궐 수비대를 금위영이라고 불렀던 사례와 같이 임금님 궐내라는 비유어 파생어의 뜻을 갖고 있다.

 

容納總於襟內

呑納□扵襟□□□□-결자 부분의 글자를 추측해서 메꾸어 본다면, ‘呑納總於襟內이 되겠고, 이 문장 부분을 번역하면, 가까이 마주 앉아서 가슴 속을 털어 놓고 나눈 이야기는 모든 것을 용납하고 받아들였다.

  恬▨輔質情源湛湛呑納▨於襟▨    이 문장 부분을 번역하면,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과 바른 자세를 추구하고 길러서, 사람의 본성을 보충한데다, 원래부터 원천이 깊고 풍부하니, 임금님 앞에서 허심탄회한 자세로 진실하게 터놓고 말하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心襟(심금)은 抱負(포부) 즉 원대한 뜻을 이르는 단어이다.  사람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함께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서로 함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장자는盡其所懷 爲天下配”(진기소회 위천하배)라는 말을 했는데, 이는마음 속에 품은 것을 모두 털어 놓음으로써, 천하의 사람들과 짝이 될 수 있다는 대망론을 의미한다.  도는 천하의 도이고, 따라서 그것을 한 사람의 품 속에 넣어 감출 수만은 없는 것이며, 그 도가 천하에 충만하고 만세에 까지 행해질 수 있도록 널리 전파해야 한다.

 

   

() 앞에 들어있는 글자가 무슨 글자인데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앞뒤 문맥상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자 한다.  帷幄(유악), 唯握(유악)은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개국공신인 군사책략가 장량을 극구 칭찬할 때 등장한 표현인帷幄指軍帳 不可作唯握이 출전인데 여기의 문장 내용에 어울리는 말이다.  帷幄(유악)은 군대 천막을 지칭하고, 運籌(운주)는 군대 막사 야전 천막 안에서 군사 전략을 계획하고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군사전략을 짜는 전략가는 전투 실행에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전투의 승리는 이 군사작전계획을 수립하는 전략가 책략가에 달려 있음을 고금의 전장사는 증거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략가 중에 한 사람이 한고조 유방의 장자방 장랑이다.  그에 대해서 사마천의 사기 고조본기에서 유방이 평가한 말을 전하는 기사 한 마디를 인용한다.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그에 관련된 성어 運籌唯握”(운주유악)이 여기 비문의 결자 부분의 내용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夫運籌策帷帳之中 決勝於千里之外 吾不如子房 鎭國家 撫百姓 給餽饟 不絕糧道 吾不如蕭何 連百萬之軍 戰必勝 攻必取 吾不如韓信 三者皆人傑 吾能用之 此吾所以取天下者也 項羽有一 范增而不用 此所以為我所禽也”.

야전 천막 안에서 전략을 잘 짜서 작전을 세우고 천리 밖의 전투에서 승리를 얻게 하는 데에는 내가 장량만 못하고, 국가를 진정시키고 백성들을 어루만지며 군량 공급의 보급로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데엔 소하만 못하며, 백만 군사를 이끌고 싸워서 반드시 이기는 것은 한신만 못하다.  이 세 사람은 모두 걸출한 인물이었고 나는 그들을 잘 쓸 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게 된 이유일 것이다.  항우에겐 단 하나의 걸출한 인물인 범증이 있었으나 그마저도 쓰질 못했다.  이것이 항우가 나에게 잡혀 패한 이유이었다.

 

話言成範

握은 把握(파악)하다 掌握(장악)하다의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사물의 핵심을 파악하고 좌중의 사람들을 휘어잡는 능력 그 언변이 출중하다는 것을 묘사하는 말이다.  話言成範(화언성범)은 사람들을 휘어잡는 그의 말과 화술-話言은 성범(成範) 즉 타의 모범이 되었다.

 

容止加觀

容止(용지)는 단아한 용모, 언행, 행동거지를 뜻하는 단어이므로, 그의 행동과 매너는 가관(加觀) 즉 다른 사람들이 능히 참고하고 본받을 만하였다.

 

學綜古   

‘學綜古’ 다음에 이어지는 글자는 훼손되어 떨어져 나가서 판독할 수 없으나, 學綜은 綜學과 같은 말이므로, 그 뒤에 따르는 말은 고금지학, 融通古今, 古今中外(현대와 고대, 자기 나라 것과 외국의 것을 다 포함하여), 博覽古今(박람고금)의 의미가 들어 있는 표현일 것으로 어렵지 않게 짐작을 할 수 있다.

綜學(종학)은 학식을 연마하고 쌓아 올린 것을 뜻한다.  그 학식이 옛 것과 현재의 새 것을 다 함께 통달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배움을 좋아하여- 少而好學, 많은 분야에 걸쳐서 학식을 연마하고 쌓아 올렸고, 고금중외 古今中外-옛 것과 현대의 지식 그리고 자기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그것까지를 다 함께 통달하였다-博綜諸学 融通古今中外.

 

11행 요약

  (사람은 마음의 안정과 평화,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의 상태를 기르고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輔質 아름다운 문체로 질박하고 소박한 것을 보충하여 소박하지만 조잡하지 않고 단순하되 아름다우며
情源湛湛 (조용하고 담담한 마음과 바른 자세를 추구하고 길러서, 사람의 부족한 본성을 보충한데다), 원래부터 천성적으로 성정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어서
呑納()於襟() 임금님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가슴 속을 터놓고 말하면 모든 것을 용납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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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籌) 야전 천막 안에서 군사 전략을 계획하고 수립하는 것
話言成範 사람들을 휘어잡는 그의 말과 화술은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었다.
容止加觀 그의 행동과 매너는 다른 사람들이 능히 참고하고 본받을 만하였다.
學綜古(今中外) 많은 분야에 걸쳐서 학식을 연마하고 쌓아 올렸고, (옛 것과 현대의 지식 그리고 자기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그것까지를) 다 함께 통달하여 최고의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