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행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슬픔은 언제 느끼는가?
□□□□□□□□□□□□□□□□□□□□□□□□□□□□□□□□□□□□□□□ 宮車晏駕遏密在辰以□
국편위 번역: 임금이 돌아가시고 풍악은 멎었다. 무진 이후에 …
추홍희 해석: (오호애제라) 문무대왕이 서거하셨다. 대왕의 수레가 아침 먹는 시간대인 진시(오전 7-9시)에 그만 영원히 멈추었다.
宮車晏駕
宮車(궁차)는 제왕이 앉는 수레 마차이고 晏駕(안가)는 제왕의 죽음을 나타내는 만가(晩駕)하고 같은 뜻의 단어이다. 宮車晏駕(궁차안가)는 왕의 죽음을 뜻하는 가붕(駕崩)과 같은 의미의 조심스런 완사적 표현이다.
遏密在辰
박정희대통령이 저격 당해 운명했을 때 정규방송이 중단되고 애통한 조의 음악만이 흘러 나왔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운명하면 풍악이 중단되고 경건하게 조의를 표함이 국민적 예의이다. 알밀(遏密)은 제왕이 운명하면 풍악이 일시 정지되는 것을 이르고, 그에 따라 제왕의 죽음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遏密在辰(알밀재진)은 왕이 진시 (진시는 아침 먹는 시간대인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를 이른다)에 운명했다는 말이다. 왕의 운명시각이 진시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현이다.
그런데 국편위는 “在辰以□”을 “무진 이후에”으로 번역 해석했다. 이런 국편위의 번역은 크게 잘못되었다. “在辰”은 辰은 용을 말하니 용은 길일 길시에 해당한다. 遏密在辰(알밀재진)은 알밀이 진시에 일어났다는 말 즉 알밀은 제왕의 운명을 이른 완사이니 제왕이 진시 즉 아침먹는 시간대에 운명하였다는 부음 기사를 전하는 말이다. 국왕의 죽음이니까 이런 황제의 죽음에 비유하여 최고의 완사를 쓰는 것인데, 이를 생뚱맞게 전혀 관련이 없는 “무진 이후에”라는 말을 사용하여 번역하는 것은 큰 오류에 해당한다.
사주 보는 풍습을 미신이라고 치부하지만 사람의 탄생 시간을 중요하게 취급한 것처럼 고대로부터 죽음의 시각 또한 중요하게 취급했다. 만약 사람이 탄생과 죽음의 시각을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임종시 부모의 죽음 자리를 지키는 종신자식의 개념과 속광지후를 왜 중요하게 여기는가? 장례식은 분명히 국민보건적 입장에서 다루어지는 문제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 때문에 그토록 탄생과 죽음의 시각을 중요하게 취급해 온 것이다. 사람의 사망 판정을 어떻게 하는가? 의학적인 사망 판정과 철학적이나 사회적 판정은 항상 일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13행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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宮車晏駕 | 국왕이 서거하셨다. |
遏密在辰 | 나랏임금님이 아침 먹는 시간대 진시(오전7-9시)에 운명하셨다. |
以□ [1] | 상장례 규정에 따라서 (빈소를 차리고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조문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
□□ [2] |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큰 슬픔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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