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행 사람은 죽어서야만이 안식을 얻게 되는가?
生於憂患 死於安樂 노동자의 신 부열성
□□□□□□□□□□□□□□□□□□著□□□而光九列掌天府以□□
국편위 번역: 빛나고, 구렬(九列)은 천부(天府)를 관장하여 …
추홍희 해석: 희미하게 깜빡깜빡거리는 아홉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騎辰尾星(기진미성)-사람이 죽으면 그 정수리를 맡아 준다는 동방청룡의 끝자리 아홉개 별들로 이루어진 별자리-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고 희망을 부여잡아 항해를 계속하여, 하늘의 뜻을 얻어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써 자강불식의 노력을 한 결과 마침내 꿈을 성취해냈다).
국편위는 구렬(九列)과 천부(天府)의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 著□□□而光九列掌天府以 구절에서, 九列(구열)은 사람이 죽으면 그 정수리를 맡아 준다는 동방청룡의 끝자리 아홉개 별들로 이루어진 별자리 騎辰尾星(기진미성)을 뜻하고, 천부(天府) 또한 이 천책부 별자리를 의미하는 비유법으로 쓰였다.
天府(천부)
별자리로써 천부(天府)는 여러가지 뜻이 있다. 28수의 저수와 장수에서도 천부의 별자리가 보인다. 저수(氐宿), “氐四星為天宿宮,一名天根,二名天府,木星 (星經). 장수(張宿), “張六星為天府 一曰御府 一曰天昌 實為朱鳥之嗉 火星也” (觀象玩 占).
사기 천관서에 “天策 傅說星”(천책 부열성)이라고 기재하고 있고, 장자에 “傅說得之 以騎箕尾 傅說 殷高宗之相 死而託神於此星 故名爲傅說星也”, “乘東維,騎箕尾,而比於列星” 구절이 나온다.
傅說 부열
부열은 상서 시경 맹자 등 수많은 사서에서 소개되는 최고의 성인이다. 은상 나라를 최고 부흥기로 이끌었던 무정(BC 1250-BC 1192, 60년을 왕으로 재위) 때 발탁된 부열은 토목 공사판에서 축대를 쌓던 노동자 출신에서 명재상에 올랐던 인물로 힘든 노역의 노동자나 노를 젓는 뱃사람들의 신으로 신격화되었다. 부열이 죽어서 동쪽으로 갔다고 했으니 그의 후손이 한반도로 흘러들어오지 않았겠는가? 부열성이 기성(箕星)에 있으니 동방청룡 별자리의 의미에서, 기자(箕子)가 상나라가 멸망한 직후 조선에 봉해졌다는 사기의 기록은 문자해석으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노자도덕경 제27장 가운데 “善言無瑕謫” (선언무하적) 구절이 나온다. 불언지교(不言之教)를 잘 실천하면 허물을 짓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은상 나라를 최고 부흥기로 만들었던 무정 때의 명재상 부열이 간한바대로 ‘말을 함부로 하면 욕을 당한다’ 그래서 관료 입장에서 보면 불언지교의 의미를 제대로 실천하면 유배를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노가다 토목 공사판에서 축대를 쌓던 축암(築巖)의 노동자 출신에서 명재상에 오른 부열이었으니, 그의 모토는 “非知之難 行之惟難”(비지지난 행지유난) ‘아는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 어렵다’이었다. 부열같이 현왕을 만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굴원처럼 억울한 충신이 생겨나는 경우가 이 나라의 현실이 아닌가?
謫(적)은 관리가 정치적인 이유로 단죄를 받아 지바으로 좌천되고 먼 타향으로 유배를 떠나는 귀양살이를 의미한다. 억울하게 유배를 떠날 때의 상황을 상기해 보라. 정치적인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핍박받은 사람들이 피란을 떠나 신대륙에 도착하여 막연한 시작으로 새로운 삶과 개척지를 건설할 때의 심정을 생각해 보라.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산대륙에 도착하던 미국의 초기 개척민들의 삶과 정신을 생각해 보라. 이들이 1620년대 대서양을 건넜던 시기보다 1천년도 훨씬 이전 시기에 머나먼 바다를 항해해서 한반도 무릉도원 신천지에 도착했던 문무왕의 선조들의 삶은 어떠했겠는가?
바다를 건널 때 거센 풍랑을 이겨내고 끝내 살아남는다는 것은 오로지 신만이 아는 운명이 아닌가? 뱃사람들이 운명을 기진미성에 맡기는 것이 어찌 신앙이 아니겠는가? 하루도 가만히 숨쉴 수 없고 “君子自強不息”(군자자강불식)이고, 맹자가 말한대로 살아 있는 동안은 우환이 가시지 않고 죽어서야 평안함을 얻는다는 “生於憂患而死於安樂” (생어우환이사어안락)이라는 우리 인생사에서!
부열성 기진미성-生於憂患 死於安樂
한줌의 흙이 모여서 산을 만들고 물방울 하나가 모여서 결국 연못을 만든다. 한 줄기의 작은 물방울이 끝내 바위를 뚫고, 큰 그릇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걸음 한 걸음으로 태산을 오르나니 천리길도 첫걸음부터 시작한다.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움직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주는 광대하고 진리는 혼돈 속에서 암흑속에도 탄생된다. 갑자기 밝았다가 갑자기 어두워 지기도 한다. 음덕이 있고 양덕이 있다.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저 별들을 보라. 낮에는 별이 보이지 않지만 해가 지면 바로 보인다. 별이 뜨면 해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일 아침엔 해가 또다시 떠오른다. 밝은 길은 깊은 혼돈에 빠진 것 같고 앞으로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가 뒤로 물러서는 것 같이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저 별빛이 인도하는대로 하늘에 의존하고서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희미하게 깜빡깜빡거리는 아홉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騎辰尾星(기진미성)-사람이 죽으면 그 정수리를 맡아 준다는 동방청룡의 끝자리 아홉개 별들로 이루어진 별자리-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고 희망을 부여잡아, 어려운 시기 가운데 국가의 핵심 기관을 장악하고 모든 간난과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而光九列
九列(구렬)은 九星(구성)을 말하고, 아홉 개의 별을 뜻한다. 구체적인 의미로는 九列(구렬)은 28수 가운데 동방미수 尾宿九星(미수구성)에 속하고, 사람이 죽으면 그 정신 그 혼을 맡아 준다는 동방청룡의 끝자리 아홉 개의 별-騎辰尾星(기진미성)을 뜻한다. 辰尾(진미)는 용꼬리 龍尾(용미)와 동의어이고, 28수 가운데 미수(尾宿)에 속한다. 회남자(淮南子)의 “此傅說之所以騎辰尾也” 구절에 대한 고유의 주해는 “死,托精於辰尾星,一名天策”이다.
“우리 모두가 시궁창에 빠져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별을 바라보고 있다”[1]는 오스카 와일드가 레딩 감옥에서 곤란을 당할 때, 윤동주가 후쿠오카 감옥에서 욕을 당할 때 서시[2]가 말해주듯, 우리가 죽음에 맞설 때는 하늘을 쳐다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의 영혼을 별에다 위탁한다는 말은 나의 믿음이 된다.[3]
사람의 영혼은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생각에 이르면, 아홉 개의 별, 九列(구렬), 九星(구성)은 九死魂(구사혼)이라는 말과 연결된다. 九死魂(구사혼)은 어려운 시기를 당한 사람이 겪고 있는 정신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위징(魏徵)의 시 述懷(술회) 에 나오는 “既傷千里目 還驚九死魂 豈不憚艱險 深懷國士恩”의 구절이 그 뜻이다.
天府 천부
天府(천부)는 天策府(천책부)의 줄임말로 이해된다. 고유의 주해를 따르면 기진미성을 이른다. 天策(천책)은 별자리를 말한다. “天策 傅說星”. 공영달은 “傅說 殷高宗之相 死而托神于此星 故名”이라고 말하며, 사람이 죽으면 이 별에다 혼을 맡겨둔다고 하는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天策(천책)은 아홉개의 별로 이루어진 별자리 이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의미로는 제왕의 계책, 모략(謀略)이라는 뜻이 있다. 유자산의 “天策引神兵”(천책인신병)은 이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天策府(천책부)는 당태종 이세민이 621년 天策府(천책부)를 설치하고 그 장상에 봉해진 후 거기에 머물던 관저를 말한다. 자치통감 기록을 인용한다. “以 世民 爲天策上將 領司徒 … 仍開天策府 置官屬”. 이와 같이 살펴보면 천부는 하늘과 땅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 천주(天柱)라는 개념과 동일하며, 따라서 국정을 책임지는 핵심 국가 기관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천주는 당태종 제범 서문에 나오는 “啟金鏡而握天樞” 구절의 천추와 같은 의미이다. 천추의 별자리는 사기 천관서의 “天斗七星”(천두칠성)의 별 天樞(천추)를 이른다. “考靈曜”(고영요) 책에 따르면, “啟金鏡者 喻光明之道也”, 啟金鏡(계금경)은 암흑의 세계를 물리치고 밝은 세상을 새로이 열었다는 당나라 개창의 역사를 말한다. 啓(계)는 개시하다의 뜻이다. “握天樞 猶得天機也”, 握(악)은 持(지)의 뜻으로 갖다, 얻다의 뜻이다. 天機(천기)는 천의(天意) 하늘의 뜻, 천기누설의 말과 같이 하늘의 비밀, 미스터리 즉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하늘의 영기(靈機)와 영성(靈性)을 의미한다. 따라서 握天樞(악천추)는 하늘의 뜻을 얻었다는 뜻이다.
한편 金鏡(금경)은 거울의 뜻 이외에 ‘밝은 정도(正道)’의 비유적인 의미 또 밝은 달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므로 여기서 달의 의미로 해석하여, 별빛과 달빛에 의지하여 끝없는 항해를 계속해 나갔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계속 노를 저어가서 새로운 신천지에 도착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 아닌가? 메이플라워호가 대서양을 횡단하여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것은 신의 뜻이 아닌가? 비록 배를 타고간 그 사람들의 힘으로 간 것이긴 하지만 그 성공 이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풍랑에 휩쓸려가고 말았다는 항해의 역사를 고려해보면 사람의 일만으로 단정하기란 어렵지 않는가? 제아무리 콜럼버스가 망원경과 나침반으로 무장했다고 하더라도 그당시의 항해기술의 발전 정도를 감안한다면 말이다.
掌天府以
掌天府(장천부)는 撑天柱地(장천주지)라는 말을 연상시킨다. 전설과 상상적으로 하늘과 땅을 떠받치고 있다는 기둥을 천주(天柱)라고 하는데, 천주는 국정에 큰 책임을 지고 있는 핵심 국가기관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천주(天柱)는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고, 또 귀(耳)를 의미하는 귀의 다른 명칭이기도 하므로, 국정의 돌아가는 상황을 체크하는 부서 즉 국정의 소통 상황을 알아보는 국가의 정보 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국가 비상 사태가 발발하면 국가의 정보 기관을 장악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관건이 된다.
天府는 천책부(天策府)를 지칭하는 줄임말과 같으니, 掌天府(장천부) ‘핵심 국가 기관에서 중책을 짊어지고’의 뜻이다. 문무왕이 왕위에 오르기전 경제를 총괄하던 태재부(太宰府) 재상을 맡았음을 상기하라.
15행 번역
□□□□□- (忽明忽暗) |
(깜박깜박 빛나는) |
□□著□□□- (閃爍)著(騎辰尾) |
(희미하게) 빛나는 (저 진미성) |
而光九列 | 아홉 개의 별에다 운명을 맡기고, 쉬지 않고 노를 저어 |
掌天府以 | 마침내 하늘의 뜻을 얻어냈다 |
□□□□ |
[1]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2]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3] 오스카 와일드,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우리 모두가 시궁창에 빠져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별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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