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경사 바틀비 주해서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가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

by 문무대왕 2025. 5. 8.

I.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이해하기

 

1.         “A Story of Wall Street”가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

 

어떻게 바틀비는 정치적 저항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는가?

 

월 스트리트(Wall Street)’세계적으로 알려진 부의 상징(global symbol of wealth)’이다.  그런데 왜 월 스트리트에서시위가 벌어지는가?  2011 9월 뉴욕에서 시위군중들이 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를 내걸고 가두시위를 벌였고, 이들은 가이 팍스가면(Guy Fawkes mask)”을썼다.[1]  가이 팍스 가면은 하얀 얼굴에 검은 먹으로 일그러진 눈썹에다 팔자 콧수염과 일자 턱수염을 특징으로 하는데 경계의 표정에다 꽉 다문 입가에 알듯말듯한 미묘한 미소를 머금은 듯한 캐리커쳐에서 무언가 숨어 있는 듯 이중성의 의미가 느껴진다.[2]  이 가면은 가이 팍스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V For Vendetta” 2006년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널리 알려졌고, 2008금융 위기발발 이후 월 스트리트에서의 산발적인 시위를 벌일 때 사용되다가, 2011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의 가두 시위, 2013년 전세계 450여 도시에서 벌어진 도심 시위에서 계속 쓰여지면서 정치적 상징성을 더해가고 있다.

 

   
OWS 시위 (2011) OWS 시위 (2011) A M 시위 (2013)
     
영화 (2006) (1989) 만화 (1988)
     
MMM (2014) Anti-Rent(1844) 가이 팍스(1605)

 

 

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의 가두 시위가 일어난 배경으로는 부가 상위 1%층에게 집중되고 나머지 99%는 생존 투쟁의 상황으로 내몰리며 극심해진 빈부격차, 정치 부패, 정부 정책에 대한 재계의 입김 강화 현상 등을 꼽을 수 있다.[3]  그런데 여기의 시위 참가자들은 단지 외양적으로 보이는 것처럼 “99%”에 속하는 사람들일까?  이러한 사건의 움직임을 뒤에서 조종하는 어떤 배후세력은 없을까?  이 세상에서 때로 진실은 외양적인 장식으로 가려져 있고, 배후세력은 바다 밑에 흐르는 거대한 조류와 같이 장막 뒤에 숨어서 움직이고 거대한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4][5]  그리고 일이 터지고 나면 진실을 호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컨대 보수주의자들은 국가 빈곤의 문제를 부패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크다.[6]  하지만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먼저 행동을 개시해야 하는 선제적 대처의 과감성이 요구될 때가 있다.[7]  왜 영국 정치계에서 오늘날까지 가이 팍스 사건을 기념하고 있고 또 영미국에서 가이 팍스 불꽃놀이가 전통문화로 이어 내려 오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자본주의의 작동 구조와 그 진실을 이해하게 되리라.

 

이제 가이 팍스 가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8] 바틀비가 월 스트리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금융인이나 법조인이라면 바틀비의 정체를 모르고서는 월 스트리트 전문가로서 자신을 소개하기가 힘들지 모른다.

 

그러면 바틀비는 누구인가?  바틀비는 “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 (필경사 바틀비 월 스트리트 이야기)”의 등장인물이다.[9]필경사 바틀비 스토리는 소위 “1%”에 해당하는 월 스트리트 변호사와 “99%”에 해당하는 임금 노동자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허만 멜빌의 소설이다.[10]  여기에서 등장인물 바틀비는 “I am occupied.”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로 미루어 보면 바틀비는 월 스트리트를 점령한 최초의 저항인에 해당될 것 같다.[11]  왜 바틀비의 존재가 오늘날 다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12]

 

 

왜 저항을 두려워하는가?

 

월 스트리트를 움직이는 두 개의 힘은 탐욕과 공포라고 말한다.[13]  사람의 행위를 불러오는 동기는 탐욕뿐만 아니라 공포와 두려움에 있기도 하다.  국가적으로 본다면 자유주의는 개인의 삶에 대한 국가의 강제적 개입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사회주의는 국가의 강제적 개입에 대한 희망을 가졌다.[14]  그런데 정부가 사람들을 스크린하고, 가림막을 치고, 담을 쌓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격리시키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이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내가 그와 접촉하게 되면서 내 사고 방식이 이미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내 몸이 오싹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어떤 탈선의 징후가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이 들자 나는 뭔가 즉결 조치를 재빨리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언어와 사상과 정보는 전염병같이 순식간에 퍼져 나갈 수 있고,[15]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리 차단하는 walled” 것이다.[16]  어떤 사상이나 유행 사회적 행동이 순식간에 번져 나가는 분수령을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 tipping point”이론으로 설명했는데, 동양의 고전 묵자의 염색론[17], 카오스 이론의 나비 효과[18]가 말해주듯 미시적인 작은 변화가 거시적 차원의 엄청난 사건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려움을 갖는 것이 아닐까?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가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는?

 

월 스트리트는 미국의 심장부

 

월 스트리트는 뉴욕의 현실적인 거리 이름이자 부의 상징이다.  아담 스미스가 밝힌 대로 자본력이 곧 권력이라면 월 스트리트는 세계를 제패한 미국의 얼굴이고 심장부에 해당한다.  영어와 판례법을 공유하는 영미인이 대영제국과 팍스 아메리카나를 건설하였다.[19]  영미국이 세계를 호령하는 힘은 무엇이고 또 그 근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세계 최고의 번영과 발전을 이룬 영미인의 원형 prototype은 찾아질 수 있을까?  데이비드 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시대나 장소를 초월해서 비슷한 점이 정말로 많다.  역사를 탐구해보면 이런 주장이 새롭다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것 수 있다.  역사의 효용가치 중에 첫 번째는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본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온갖 다양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 나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 우리 자신을 관찰해 볼 수 있는 그리하여 인간의 행동과 행위를 규칙적으로불러오는 원천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자료들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전쟁, 음모, 파벌, 혁명 등에 관한 역사 기록들은 다수의 실험표본을 모아 놓은 것과 같아서 이를 통해서 정치가나 인문사회학자들은 자기의 이론을 세울 수 있는데, 이것은 마치 의사나 과학자들이 식물과 광물 기타 외부 물체들의 실험표본을 통해서 그것들의 본질을 알아내는 과정과 흡사하다.”[20]

 

흥미있는 흄의 견해를 더 인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같다.

 

오래 전의 역사를 거슬러, 인문학과 과학에 관하여 미숙하나마 최초로 이론을 형성했던 원시적 형태의 인간 사회를 관찰하는 것보다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이 사실 어디 있겠는가?  통치술, 점진적으로 세련되어지는 전달의 기술, 보다 완벽한 모습으로 발전해 가는 인간의 삶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알아내는 것보다 마음을 더 즐겁게 하는 것이 사실 어디 있겠는가?  가장 번영했던 제국들의 탄생, 발전, 쇠퇴, 멸망의 흔적을 추적해 보고 어떤 요인들이 제국의 융성을 가져왔고 또 어떤 요인들이 제국의 몰락을 가져왔는지를 평가해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간단히 말해서, 전체 인류의 삶을 그 시초부터 있는 그대로 오늘날에 되살려 재평가해 보는 것 즉 당대의 구경꾼들의 판단을 크게 혼란시켰던 모든 가식들을 제거해 버리고 난 뒤 나타나는 진정한 인간의 본 모습을 알아내는 것보다 더 멋지고 더 다양하고 더 흥미로운 일이 다른 어떤 곳에 있다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오감을 통해서든 아니면 상상력을 통해서든 이보다 더한 즐거움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겠는가?”[21]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는 월스트리트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relationship’와 자본주의에 필연적으로 수반된 파생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22] 개별화된 존재가 아니라 타자와의 상호관계를 통한 인식의 문제는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어 국가와 민족과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고 또 학교와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지 않겠는가?[23]

 

 

월 스트리트는 흡혈귀인가?

 

돈이란 새로운 형태의 노예 제도이다.  누구나 상관없이 몰인격화하고 노예 관계에서 해방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단지 다를 뿐이다.”[24]-이 말은 톨스토이가 그의 글 “위조 지폐에서 내린 분석적 결론이다.  월 스트리트 증권 회사 골드만 삭스를 두고서 “사람들의 피 같은 돈을 빨아먹는 흡혈귀”라고 비난하는데, 과연 월 스트리트는 돈 냄새가 나는 곳이라면 어디에라도 달려가 무자비하게 빨대를 꼽아대며, 사람의 얼굴을 문어발로 감싸 질식하게 만드는 흡혈마귀인가?”[25]  혹시 이런 견해에 동조한다면 마치 가이 팍스 가면을 실제의 인물로 착각하는 것에 다름아닐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에는존경받는 부자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왜 영미국에선 존경 받은 부자들이 많은가?  그 이유는 세계 최고의 부를 이룬 카네기, 게이츠, 버핏 등 월 스트리트의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공동체 전체의 이익interest of the community as a whole”을 위한 자선 charity과 교육 education 사업을 펼치기 때문이 아닌가?  왜 영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 이유와 원천을 탐구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흥미롭고 의미있는 작업이리라.

 

세상에 살아가는 현실의 사람들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어 판단을 그르치고 실수를 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의 실제 사람들은 그런 실수를 반복적으로(systematically)”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서 그러한 실수를 줄이고 잘못을 고칠 수 있다.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서 능력과 희망을 배양한다. 교육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자신이 자신의 잘못을 시정하는 그 결과에 있을 것이다.  남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kind’의 의미는 남이 나의 잘못을 꾸짖을 때 내가 화내지 않고 그 책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관용적이고 열린 태도를 말한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서 남에게 공감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키워갈 수 있다.[26]

 

언어는 단순하지 않고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필경사 바틀비 스토리에서 거론되고 있는 소재들을 그 속에 들어 있는 교육 철학 역사 법학 신학적인 의미를 깊이 파고들면 서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거론되거나 암시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도 홀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줄에 꿰매달아놓은 옥구슬같이 고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역사적 인물들의 사상과 사건은 실줄 날줄로 짜여 있어 월 스트리트의 발전과 번영의 조건이 무엇인지 그 속뜻을 시사해 주고 있다.

 

 

월 스트리트에서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는? 

 

영국의 경제학자 라야드(Layard)행복 경제학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인간 사회는 다람쥐 쳇바퀴 돌기에 비유할 수 있다.  제로-섬 게임과 비슷하다.  한 사람이 올라가면 다른 한 사람은 내려와야 한다.  뒤처진 패배자는 세금 정책으로 배려할 수 밖에 없다.  또 적자생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교육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  교육으로써 개인주의를 완화시킬 수가 있다.  이것은 아담 스미스가 공교육을 강조한 것과 맥이 닿는다.”  아담 스미스는 자본주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인간은 자기이익 추구의 이기심을 크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서 순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월 스트리트는 조사 연구 기관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데 이들은 조사 연구 결과를 통해서 여론 조성 과정에 관여하고 신문방송의 뉴스기사를 통해 헤게모니[27]장악에 일정 역할을 담당한다.  시카고 학파가당시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케인즈 경제학을 비판하면서 경제학의 주류로 올라서게 되는 과정을 살펴 보면 신문 방송 언론의 활용과 대중교육 강연 등 치밀하고 오랜 인고의 노력을 필요로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국가와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많은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분업이 진행된 복잡한 경제에서 노동자의 지식습득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였던 아담스미스는국부론에서 자본주의의 가장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노동 분업의 결과에 대해서다음과같이 진솔하게 서술하였다.

 

노동의 분업이 진행되면 대다수가 노동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매우 간단한 몇 가지 작업에만 매달리게된다.  사람들의 지식은 그들 각자의 통상적인 직업에 의해 형성된다.  아주간단한 작업을 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거의 전부가 대개는 지식을 습득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습득할 노력을 하지 않고 인간들이 그렇듯이 대체로 어리석고 무지하게 되어 버린다.”[28]

 

정신적 나태와 육체적 타락은 이성적인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들고,사회적 참여의 기쁨과 의무를 느끼지 못하게 하며, 나라의 부름을받은 국방 의무와 같은 큰 국가적 문제를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자기직업에 뛰어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지적, 사회적, 국가적 가치를 희생함으로써 얻어진다.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되지 않게 해야 하는데 아담 스미스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진보된 문명사회에서, 정부가 나서서 막아주지 않는 한 대부분의 가난한 노동자들은 그러한 상황에 빠져 들고 만다.  사회가 상업화되어감에 따라서 개인이 원자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마르크스는 사유권의 폐지와 공산주의 건설을 주창한 반면 스미스는 공교육의 역할에 대한 믿음을 가졌다.[29]

 

 

 

 

 

 

 

 

미국식 문화인가?

 

우선 분명히 말해서,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한 손으로 악수하는 것은 미국식 문화가 아니다.  미국 사람들의 다수가 그렇게 악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악수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30] 장 정중한 태도는 두 손으로 악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유명한 정보교양지 더 아틀란틱의 뉴스 기사에서 미국은 만나 인사를 나눌 때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악수를 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America is not a nation of hands-in-pants greeters.[31] 비록 빌 게이츠가, 특히 도움을 받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날 경우 (예컨대 영미국에게 도움을 받는 프랑스의 대통령, 미국의 원조를 받고 있는 유엔의 사무총장, 모금운동가인 보노 등을 만날 때),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경향이 큰 것은 사실이나, 다른 나라의 정상들을 만날 때 항상 그렇게 악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32]

 

한편 빌 게이츠의 악수를 결례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반박하자면, 와이어 기사를 인용하여 말하고 싶다.[33]  빌 게이츠에게 손을 벌릴 입장이 아니라 대신 그에게 어떤 서류라도 전달한다면 그가 손을 호주머니에 넣을 수 있겠는가?[34]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누구에겐가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그러면 자선가에게는 어떤 형태로든 결코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갑부이자 최고 자선가로 잘 알려져 있는 월 스트리트의 아이콘이다.  경제학의 낙수 이론(trickle-down economics)’의 실증 효과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빌 게이츠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으면 안될 사람들이 그의 손에서 돈이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형편에 처해 있다.  그리고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어내어야만 현안문제의 이슈화에 성공하게 되고 그것을 해결해낼 방법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자본주의 구조적인 상황에서 빌 게이츠의 호주머니에 손 넣고 악수하는 모습은 언론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아담 스미스는 자본주의 사회란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주장했는데, 보이지 않는 손에는 이기심뿐만이 아니라 이타심양심또한 포함된다.  어떤 의미로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인간 사회에서는 겉모양과 속내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이에 따라서 속뜻을 탐구하는 작업이 요구된다.[35]

 

신호 이론, 암시된 의미 associated connotations

 

대통령의 집무실이나 공적인 장소에서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는 일은 대통령의 의전사항이고 또 그것은 전세계의 언론을 통해서 전달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사실에서 언론 장치를 이용하여 전달되는 메시지에는 어떤 의미가 암시되어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언론은 빌 게이츠가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부각시키는데, 언론의 사진은 몸짓이나 손짓으로 의사 소통을 하는 신호 언어, 수화(sign language)의 일종일 테고, 몸짓 제스처를 이용해 의사 전달을 하는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의 일종이다.  더욱이 사진 한 장이 천 마디 말보다 낫다"는 속담을 기억하자.

 

대개 사람들의 대화는 알아 듣게끔 넌지시 말하거나 비유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교양이 있고 상식이 높은 양반”-문화인-이 왜 굳이 상대방이 결례라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방식의 악수를 하려는 것은 다른 어떤 의도가 있어서일까?  만약 의도된 표현이라면 어떤 의미가 암시되어 있을까?  그게 궁금하다.  이에 대한 답은 영어의 관용어구의 뜻에서 찾아질 수 있다.  “Put one's hand in one's pocket“의 뜻을 이해한다면, 그가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에서 말하고자 하는 암시적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눈치채리라. 

 

 



[1] “The corrupt fear us. The honest support us. The heroic join us.”  http://www.reuters.com/article/2011/11/02/us-usa-wallstreet-protests-money-idUSTRE7A12DY20111102.

[2] 사람들은 생존, 적응, 재창조의 과정을 이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 필요에 따라 실제 자신의 모습을 가리우는 가면을 쓴 채 말하고 행동할 때가 있다.  집단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의 정신분석학적 개념을 제시한 융 Jung (1875-1961)은 사람들은 천 개의페르소나(가면)’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융의 성격 유형 이론에 따르면, 퍼스낼리티(개성화)란 개인의 의식이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부터 분리되고 차이를 갖게 되는 과정을 말하고, 자아란 자기의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인 것에서 의식적으로 선택적인 결과로 자기 견해를 형성한다.  페르소나는 자아의 가면으로써 개인이 외부 세계에 내보이는 이미지를 말하는데 이것은 개인이 사회적인 요구에 대한 반응으로써사회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페르소나에 의해 싫은 사람까지도 관용하면서 융화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 기대와 요구에 지나치게 경도되면 자아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유리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아와 페르소나는 긴장관계에 있기도 하다.  법에 있어서 가면 Legal Mask의 역할에 대해서는 Noonan, “Person and Masks of the Law” (1976)을 참조하라.

[4]http://www.nytimes.com/2011/08/29/technology/masked-anonymous-protesters-aid-time-warners-profits.html.가이 팍스 가면이 1년에 십만여 개가 팔린다고 하는데 가이 팍스 가면의 저작권은 영화를 제작한 타임 워너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기업 회사의 우월적 지배에 분노를 제기하고자 가이 팍스 가면을 쓰고 가두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매출액 성장에 기여를 하고 마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다. 남미 군사 정권에 대항하여 반체제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던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상품화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원래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보드리야르의 주장대로, 문화도 경제에 편입 종속되고 만 것이다.

[5]무정부주의자를 그리는 소설이나 영화의 주된 고객 대상은 대개 젊은 층이다.  하지만 무정부주의자들이 역사상 성공한 예는 거의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대개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생존 투쟁의 위협을 받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개 젊은이들은 부모에 의해서 생존이 보호되고 있다) 그들의 분노는 시간이 가면 달라지게 된다.  1960-70년대 우드스탁히피 세대의 반전문화가 그러했음을 상기하라.

[6] “Blame poverty on corruption.”남미 국가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식민지를 강탈한 외부 세력이 개입한 구조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일탈의 문제로 치부해 버린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내기가 힘들 것이다.

[7] 정부는 파국을 미리 피하기 위해서 상황에 이끌려 가기보다는 선제적 공격 preemptive strike으로써 대응 수단을 미리 강구하기도 한다.

[8]The Guy Fawkes mask has now become a common brand and a convenient placard to use in protest against tyranny.”;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058020/How-Guy-Fawkes-masks-symbol-anti-greed-protests-globe.html  “It’s a ‘ubiquitous image’ now: in pictures from Occupy Wall Street, the Arab Spring, …”

[9] Herman Melville (1819–1891), “Bartleby, the Scrivener.A Story of Wall-street”, Vol.I.Nov 1853, 546–557; Vol.II.Dec 1853, 609–615, Putnam’s Monthly, New York, G. P. Putnam & Co.

[10]바틀비 스토리의작가 멜빌 Melville은 “멜빌 산업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논하고 있는 미국의 대문호다.(The Melville industry is scarily bulky.”, “Melville has become the American Shakespeare”, http://observer.com/2000/06/another-brief-and-daring-bio-teasing-tangled-melville-yarn/.)그의 작품에 대한 개괄적 이해는 다음과 같은 사이트 (http://www.melville.org/melville.htm; http://www.online-literature.com/melville/)에서 얻을 수 있다.  멜빌에 관련된 박사학위 논문만 해도 1980년까지 531편에 이르러 그 후로부터는 더 이상 집계하지 않는다고 말하니 지금쯤은 그 수가 얼마나 많을 지에 대해서는 가히 짐작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바틀비 스토리에 대해서도 “바틀비 산업 Bartleby Industry”이라고 칭할 만큼 그에 대한 연구 논문들이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Inge, M., “Bartleby the Inscrutable: A Collection of Commentary on Herman Melville's Tale ‘Bartleby the Scrivener’”, Archon Books, 1979; Newman, L., “A Reader's Guide to the Short Stories of Herman Melville”, Thorndike Press, 1986; McCall, D., “The Silence of Bartleby”, CUP, 1989).

[11] 바틀비를 헨리 소로우 Thoreau로 해석하는 글은 다음을 참조하라.Oliver, E., "A Second Look at Bartleby" College English 6 (1945), 431-439; Parker, H., "Melville's Satire of Emerson and Thoreau: An Evaluation of the Evidence." American Transcendental Quarterly 7 (1970), 61-67.

[12]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는 오늘날 세계 각국의 상황을 볼 때 해결은 커녕 오히려 더욱 심각해진 측면이 강하다.  사회적 문화적 자원을 사용하지 못하는 새로운 하층민이 등장한 반면 극소수층에게 부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배 reditribution”인정 recognition”의 정의론 정치학 담론을 참조하라.

[13] “Wall Street is an avenue of avarice, where speculators feed on fear and greed.”  Scheibe K, “The Drama of Everyday Life”, HUP, 2000, at 84-100.

[14]두려움에 대해서는 노직의 최소개입국가론 the minimal state theory”소유권 이론 entitlement theory”을 참조하라. “아나키, 국가, 유토피아” (1974).  희망에 대해서는 보다 광범위한 국가 개입의 필요성과 정당성 주장한 페비안 협회를 참조하라. (Pease, “The History of the Fabian Society”, 1916.)

[15] 상호교류의 시대에서 중세 시대의 성안에서의 격리된 삶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못할 만큼 담벽을 높게 쌓는다고 해서 완벽한 차단을 할 수 있을까?  만리장성이 무너졌고, 인종차별의 벽이 무너지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높고 두꺼운 벽을 설치함으로써 인간의 이동을 인위적으로 막기 힘들다.  이동성은 인간 본성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담벼락을 쌓고 한 곳에 정주하는 지역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성에는 안팎으로 통하는 길 즉 상호 교류가 존재한다.  성안에서의 지역적 폐쇄성으로 인해서 통일성과 일반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과 상호 교류가 통일성과 일반성을 유지하는 조건이 된다.  이것은 역설적 모순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개방 체제의 본질적 효과에 속한다고 생각된다.

[16] 보드리야르(Baudrillard)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모델과 코드 미디어와 정보가 지배하는 사회이다.  실재 자체가 사라져 가는 초실재 시대에는 시뮬라크르-hyper reality가 지배한다.  실재가 기호들로 대체되는즉 기호와 이미지를 통해 광고 뉴스 영상 상품 이런 것들을 생산해 내는 네트워크 또는 가상현실의 모습을 말해주는 시뮬라시옹의 세계이다.  그것은흉내 낼 대상이 없는 이미지이며, 이 원본 없는 이미지가 그 자체로서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되므로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다.  이러한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simulation 개념으로 보면, 시뮬라시옹의 세계는 자신의 가상성이 폭로되는 위험을 지속적으로 저지 차단하려고 한다.

[17]墨子”,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 而已則爲五色矣 故染不可不愼也 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所染第三).  파란색에 물들이면 파래지고 노란색에 물들이면 노래진다.  다른 물감을 넣으면 그 색깔도 바뀐다. 다섯 번을 넣으면 다섯 번 바뀐다. 그러니 물들이는 것을 신중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단옷감에 물들이는 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라 또한 물들여지는 것이 그렇다.

[18]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된 글로벌 경제에서는나비 효과 Butterfly Effect”라고 부르는 연쇄 파장 효과의 결과를 미리 점치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나비를 움직이게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람이라는외생변수.  바람은 나비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지만 나비의 움직임은 바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카오스 이론을 개척한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의 1961년 세미나 발표 논문브라질에 있는 한 나비의 날개 짓이 미국 텍사스주에 발생한 폭풍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을 상기해 보자. 로렌츠는 1961년 컴퓨터에 숫자를 입력하던 중 아주 미세한 0.000127이라는 숫자 하나가 계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0.506127 대신 0.506을 입력했다.  그러나 실제 계산결과는, 애초의 생각과는 다르게, 처음의 아주 미세한 차이가 전체적으로는 엄청난 차이를 낳는 결과를 가져왔다.

[19] 언어는 문화적 소산이다.  Languages are human creations.  언어의 다양성이라는 특성이 그것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소쉬르 Saussure (1857-1913)의 구조주의 언어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적인 약속 규칙으로 정의한다.  내가 말하는 언어를 남들이 알아듣게 하려면 문법이라는 사회적 약속과 규칙에 따라야 한다.  소쉬르는 언어를 기호들의 체계 system로써 파악했다.  법 또한 문화적 산물이다.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을 설명하는 해설서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Language is no longer regarded as peripheral to our grasp of the world we live in, but as central to it. Words are not mere vocal labels or communicational adjuncts superimposed upon an already given order of things. They are collective products of social interaction, essential instruments through which human beings constitute and articulate their world.”

다음의 월 스트리트 저널 기사를 보자.  사람의 언어 사용은 사람들의 생각, 감정, 신념에 영향을 준다.  http://www.wsj.com/articles/SB10001424052748703467304575383131592767868.

[20] Hume, “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The Harvard Classics (1909–14), “Of Liberty and Necessity”.

[21] Hume, “Of the Study of History” in “Essays and Treatises on several subjects” (1758).

[22] 개인은 그가 속한 공동체로부터 분리되어 백지상태에서 혼자만의 삶을 설계할 수 없다.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 표류하고 난 뒤 거기에도 다른 사람들이 곧 찾아오게 된다.  이야기 narrative란 타인과 결부된 사건을 말하고 이야기는 상대방에게 해석된다는 특성이 존재한다.

[23] 행간의 의미를 파고들며 진리를 탐구하는 언론계 금융계 학계 법조계 정치권부의 관심 있는 전문가들은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국부론”, 투키디데스의 역사”, 홉스의 리바이던”, 로크의 사회계약론”, 다윈의 진화론등의 지식과 정보를 재음미하고,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의 독서 목록(http://www.gatesnotes.com/Books)에까지 관심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24] “Money is a new form of slavery, which differs from the old only in being impersonal, and in freeing people from all the human relations of the slave.”

[25]greatvampire squidwrapped around the face of humanity, relentlessly jamming its blood funnel into anything that smells like money." http://www.rollingstone.com/politics/news/the-great-american-bubble-machine-20100405.

[26] 사도 바울은 열린 마음의 자세와 태도를 가르쳤다.  ‘kind’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성경 구절을 보면 ‘kind’의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 더욱 확실하게 이해가 된다.  “Let the righteous smite me; it shall be a kindness: and let him reprove me; it shall be an excellent oil, which shall not break my head: for yet my prayer also shall be in their calamities.의로운 사람들이 내가 뉘우치도록 책망하면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가 나를 비판하고 꾸짖으면 그것은 내 머리 속의 윤활유가 되는 것이지, 결코 내 머리를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아무튼 내가 또 원하는 것은 나쁜 사람들은 재앙을 당하고 만다는 사실이니 그것을 꼭 보여 주길 바랍니다.” (시편 141:5).

[27] 그람시의헤게모니개념은 지배계급이 대중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통해 지배 질서를 지속 유지하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준다.  헤게모니는 고정적이고 불변적인 것이 아니다.  지배계급은 대중들의 동의와 순응을 통한 통제를 위해서 교묘하게 언어나 제도기관을 이용하여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더욱 공고화하거나 끊임없는 조작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리하여 대중들은 불평등하고 억압을 받고 있는 기존의 지배 질서를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한편 체제 내부가 취약한 곳에서 대중은 돌발적으로 사회를 전복시킬 수도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 (식민지에서의 항거가 그 예) 무력과 억압적인 통치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지배계급은 교육과 문화적인 헤게모니 과정을 통해 지배 질서를 대중들이 암묵적으로 수용하게 만드는 소프트 전략을 취한다.  푸코가 밝힌 대로, 학교 또한 권력을 행사하는 제도적 기관이고 지배권력 구조에 의해 움직인다.  사람들은 지배권력에 순응하지 하지 않으면 지배적 질서 체제에 편입될 기회가 박탈되고 만다.  예를 들어서 의사, 변호사, 기술사 등 전문직업군은 전문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으면 전문가로써의 직업을 가질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전문가로써 직업을 가지려는 젊은이들에게 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사람은 대학의 교수들이지, 전통적인 정치 권력 개념으로써 장관이나 의원들이 아니다.  학교 선생들은 미래 세대의 순응 구조를 길러내고 유지해가려는 지배권력에 봉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28] Smith, “The Wealth of Nations”, (1981), 781-782.

[29] McMahon, “Happiness: A History” (2006).

[30]that's pretty creepy in any country.”,각주 1.

[31] 각주 1.

[32] “Indeed, it appears Gates's natural inclination is to put his left hand in his pocket, whether he's shaking hands or not.”각주 1.

[33] Ibid.

[34] 사람의 생각은 시간과 장소의 영향을 받는다.  사람의 상황은 수시로 변하고 그에 따라 사람의 생각도 변한다.  사람의 처지가 다른 경우에는 각자의 입장에서 해석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생존상황에서의 인간의 마음은보편적일 것이다.  사막에서 허기에 지친 사람에게 물과 빵은 생존의 필수품이고 이런생필수품을 건네는 사람에게동기여하를 불문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행측이심 行厠異心의 속담이 있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식량부족에 시달리던 한국에 미국의 잉여농산물(옥수수 전분 등)을 원조해 주었다.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으로 식량난이 해결되었는데 지금 와서 자기들에게 필요없는 잉여농산물을 가지고 원조해 주었다는 사실에서 그 동기가 순수하지 않았다고 반박할 수 있을까?  착한 사마리아인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인간 모두가 동정심을 발하는 것은 아니고 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순수한 동기 여부하고는 상관없이 돕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다.  자기 자신의 생존을 확보하지 않고서 어떻게 남을 도울 수는 없기 때문에 잉여농산물 여부는 관점의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과거를 재단하기란 (굳이 노직의 이론을 들어서 설명할 필요도 없이) 힘들겠지만 잉여농산물(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생존의 필수품이 된다)을 기근에 시달리는 타인에게 나눠준 행위 그 자체는 어떤 형태로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제아무리 풍요한 부를 가진 사람일지라도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직접 자선의 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어려운 과거는 잊기 쉽다는 의미의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이는 호세아 13:5-6 구절과 맥락이 닿는다.네가 사막의 메마른 벌판에 처했던 때를 분명히 기억하는데, 먹여 살려주고 이제 배가 부르니 마음이 교만해져 날 잊었구나.”

[35] 우주 질서의 법칙은 침묵하고 있다.  다만 인간은 거기에 이미 존재한 진리를 발견하면서 인간의 삶을 발전시켜 왔다.  우주는 빅뱅하고 원자 분자 운동처럼 잠시도 쉬지 않지만, 뉴튼 아인슈타인 등 위인들이 말해주듯이 인간은 침묵속에서 진리를 발견한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이용하여 인류 최초로 우주 천체를 관측한 뒤 그가 발견한 진리를 담은 책 제목을 별의 메신저라고 붙인 것은 사람은 침묵속에서도 대화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천체 관측과 원자 운동(DNA 나선구조)의 발견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외양과 실체는 다를 수 있다.  해석 작업(interpretive process)’이 없다면 진리는 발견되기 힘들 것이다.  다른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경제학자 베블렌(Veblen)유한계급론에서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라는 개념으로 사회적 지위에 따른 근거를 설명했다.  한편 병적일 정도로 명품을 소비하려는 현상을 가져오는 것은 사회적 집단의 우월적 위치를 과시하려는 것, 또는 명품구매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의 현혹적 마아켓팅에 있다는 등의 기존이론에서 벗어나 소비자 자신에게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진화심리학의 관점이 있다.  명품 소비에 집착하는 이유는명품을 구매하면 나를 달리 대우할 것이라고 믿는소비자의 환상(delusion)에 있다고 설명한다.  “값비싼 신호 이론 (costly signal theory)”이란신호의 비용이 신호의 진실성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동물들은 성적인 장식을 포함하여 자신의 적응도를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신호들 (fitness indicator)을 진화시켜 왔는데 이러한 신호가 그 진실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실제로 적응도가 높은 개체만이 발현시킬 수 있는 즉 적응도 낮은 개체들은 따라하기 힘든 특성들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론으로써 그 대표적인 예가 멋진 긴 꼬리의 공작새와 긴 뿔 달린 사슴이다.  이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의 개념과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