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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비 연구-제1권-비문 앞면 해석

비문 앞면 16행 해석-천사는 언제 감동받는가?

by 문무대왕 2025. 3. 31.

16행 感通天使 천사는 언제 감동받는가?

 

□□□□□□□□□□□□□□□□□□□□感通天使息其眚蘋安然利涉□□□□

국편위 번역: … 천사(天使)도 감통(感通)시켜 그 재앙을 그치게 하니, 편안하고 쉽게 건너

 

추홍희 해석: (지극정성으로) 천사도 감동하게 만들어 (천사의 도움으로) 거친 풍랑이 멈추고 무사히 안전하게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

 

感通天使

天使

여기의 “天使”(천사)라는 말은 일반명사가 아니라 종교적인 어휘로 해석함이 옳다.  기독교의 하늘의 천사 에인젤(angel)하고 그 의미가 같고, 장도릉(張道陵)의 天師道(천사도)를 일러준다.

感通天使(감통천사)는 그의 지극정성이천사도 감동하게 만들어의 뜻이다.

 

息其眚蘋

青蘋(청빈)과 眚蘋(생빈)

비문의 판독글자인 眚()은 눈병 백태, 재난, 고질병을 뜻하는 낱말인데 푸를 청()글자와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글자형태가 유사한 면이 있다.  비문 앞면에서 설명한 대로 글자가 서로 비슷하게는 보이나 점 하나 선 하나 유무 차이로 글자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스승 傅부자와 전할 傳전자의 차이처럼 말이다.  문무왕릉비문 파편이 1796년 발견되고 난 직후 그 탁본을 통해서 가장 먼저 글자 판독 작업의 공을 이룬 청나라 유희해도 여기서 眚자로 판독하고 있는데, 유희해도 글자판독에 잘못한 경우가 확인되므로, (예컨대 焉()을 馬()로 잘못 판독한 사례), 그리하면 青蘋청빈이 되어 전후 문맥상 의미가 정확하게 읽혀진다.  青蘋(청빈)은 청록색의 부평초를 뜻하는 단어이고, 송옥(宋玉)의 풍부(風賦)에 “夫風生於地 起於青蘋之末 侵淫溪谷이라는 구절, 그리고 문선에掩青蘋 游清風”이라는 표현으로 보면, 青蘋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青蘋 청빈-부평초는 바람을 타고

송옥의風 起于青萍之末” 구절의 의미를 보자.  青萍(청평)은 한어사전 辞海에서 부평초(浮萍)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므로, 청록색의 바닷풀을 이르는 청빈(青蘋)과 같은 뜻이다.  풍기어청평지말은바람은 부평초의 끝에서 일어난다는 뜻이다.  왜 바람이 부평초를 스치는 지점에서 일어난다고 말할까?  실제로 바람 부는 날 바닷가에 나가 보라.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은 모랫바닥 사막에서만 부는 것이 아니다.  바다에서 시작된다.  바람을 가장 먼저 스쳐는 것은 풀이다.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아 남는 풀, 바다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아가는 부평초가 바람을 가장 먼저 느낀다.  우리 시장바닥의 언어로우물가 동네 처녀 바람났다는 말이 있는데 바람은 대개 어떤 전조를 불어오는 앞선 현상이다.  바람이 불면 꼭 수반되는 어떤 기상 현상이 뒤따른다.  풍우. 신풍.

바닷풀을 뜻하는 青蘋(청빈)은 여기서 바람을 비유한 말로 쓰였으니, 息其青蘋식기청빈은바람 즉 풍랑을 멈추게 했다는 뜻이다.

글자판독을 息其青蘋(식기청빈)으로 하든 아니면 息其眚蘋(식기생빈)으로 하든 그 의미의 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다.  왜냐면 眚()은 재난과 질고(疾苦)의 뜻을 낱말이기에 바다의 큰 풍랑을 만난 재난을 멈추게 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安然利涉

安然(안연)은 평안을 뜻하는 말이고 무탈하다의 安然無事(안연무사)는 平安無事(평안무사)하고 같은 말이다.  安然(안연)과 평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믿음에서 나온다-信而安之.  천사가 풍랑을 멈추게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험난한 항해를 시작했는데 천사에게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니 천사도 감통하여 정말로 풍랑이 멈추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利涉(이섭) 즉 도강을 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천사에 대한 믿음을 통해 풍랑이 멈추어서 안전하게 강과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는 믿음의 실재를 말해준다.  믿음으로 기적이 실재함을 체험한 것이 아니겠는가?  有感必通(유감필통).  천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면 어찌 험난한 파고를 이기고 먼 바다를 건널 수 있겠는가?  

人竹合一(인죽합일)과 천일합일, 만파식적。

사마천이 사기열전의 제일 첫번째 인물로 소개한 백이숙제의 고국은 고죽국(孤竹國, BC 11세기-BC 664 멸망)이다.  고죽국은 수서에서 기재하고 있듯이 사마천 시기 이전의 고대엔 한국의 땅 즉 한반도를 포함하였다.  고죽국(孤竹國)은 한반도에 위치하였고 따라서 천축국을 이른다.  고죽국, 천축국에서의 죽과 축은 어원이 같다.  ()은 높은 하늘과 같은 天()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기재한 신문왕 때의 만파식적 기사에竹合爲一”(죽합위일), 天下和平(천하화평) 등의 통일 신라의 국정철학을 기재해 두고 있는데, 여기의 竹()이 하늘 天()의 뜻이다.  다시 말해천인합일을 뜻한다.  천인합일은 노자도덕경 제10장에 나오는載營魄抱一能無離乎”(재영백포일능무리호) 구절의 의미와 같다.

載營魄抱一能無離乎

()는 수레위에 가득히 실을 재, ()은 영궁 행궁을 지을 영, ()은 정신적 혼과 넋의 백, ()는 가슴에 안고 품을 포, ()은 하나가 되는 일, ()은 할 수 있다 이루다 능, 무리(無離)는 떠나거나 흩어지지 않는다의 뜻이다.  포일(抱一)은 하나가 되도록 군대무술체조에서 곤봉체조나 가마꾼들이 상여를 안고 위로 들어올릴 때 하나로 품는 모습이다.  이를 포일(抱一)이라고 한다.  ()은 영궁, 병영(兵營)과 같은 말이고 영백(營魄)은 영내(營內)에 가득찬 백()-즉 정신이 되고, 재영백(載營魄)은 영내 즉 온누리에 정신을 가득차게 실다의 뜻이된다.  載營魄抱一(재영백포일)은 모두가 마음과 정신을 하나되게 일치하고 즉 일심동체로 화합한다는 뜻이다.  能無離乎(능무리호)능히 떠나지 않게 할 수 있지 않는가뜻이다.  載營魄抱一能無離乎 (재영백포일능무리호)는 온 나라 모두가 마음과 정신을 하나로 일치하면 혼이 달아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신일도하사불성은 후대에 나타난 말이지만 정신일도 하사불성 즉 바로 마음과 정신을 집중하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모세의 홍해가 갈라지는 신념의 정치학 긍정심리학의 이론을 말해준다. 

 

만파식적(萬波息笛) 피리의 기적

삼국유사에서 만파식적의 피리를 불면바람이 잦아지고 물결이 평온해졌다그래서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 불렀다風定波平 號萬波息笛”(풍정파평 호만파식적)는 유래가 설명되어 있는데, 이와 같이 평화의 성취 조건은, 노자도덕경제10장이 강조한대로, 전국민의 일치단결에 달려 있다.  문무왕릉비의 비문 앞면 16感通天使息其眚蘋安然利涉” (감통천사식기생빈안연이섭)의 문장은 문무왕이 갑작스러운 서거로 국가의 위기를 가져올 뻔 했지만 군신 병졸 모두가 하나로 합심하자 하늘의 천사도 감동하여 높은 풍랑을 잠잠하게 만들어 주시고 그리하여 하늘의 도움으로 무사하게 바다를 건너왔다는 뜻이다.

문무왕릉비가 비석 파편이 떨어져 나가고 결자가 된 환란을 맞았던 이유로 비문16행에 기재된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안타깝게도 알 수 없으나 이와 같이 남아 있는 구절만으로 해석해 본다면, 모두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고자 진심전력을 다하니 하늘의 천사도 감동하여 거친 풍랑을 잔잔하게 평식시키니 안전하고 무사하게 항해를 끝마칠 수 있었다는 뜻이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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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通天使 (그의 지극정성이) 천사도 감동하게 만들어
息其眚蘋 (천사의 도움으로) 거친 풍랑을 멈추게 하여
安然利涉 무사하고 안전하게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