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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비 연구-제4권-역사혁명

왜 역사학에서 정치 권력의 역사만이 주로 선택되었고 종교나 문학의 역사는 빠졌을까

by 문무대왕 2025. 4. 17.

왜 역사학에서 정치 권력의 역사만이 주로 선택되었고 종교나 문학의 역사는 빠졌을까?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에 관하여 말하지만 그들이 의미하는 것과 그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은 정치권력의 역사이다. 인류의 역사란 없다.  있다면 인간 삶의 모든 면에 관한 여러가지 역사가 있을 뿐이다. 여러 역사 중의 하나가 정치권력의 역사다. 그런데 이것이 세계의 역사라고 승격되어 있는 것이다.[1] 이 인용된 견해를 피력한 칼 포퍼의 책에서 많은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듯이, 역사서는 실제 일어난 사건 대신 이념에 따라 구성하거나 사실을 무시하거나 사건을 선택하여 쓰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2] 왜 문학은 역사에 등장하지 못할까? 이에 대한 포퍼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왜 권력의 역사만 선택되었고, 예를 들어, 종교나 문학의 역사는 빠졌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 하나는 권력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문학은 소수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사람들은 권력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권력숭배는 사람들의 우상 숭배 중 가장 나쁜 것에 속하는 것으로 사람을 노예로 가두었던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분명하다. 권력 숭배는 두려움에서 나오는데 이 두려움의 감정이란 심한 증오나 반감과 같은 것이다.  정치권력이 ‘역사’의 핵심으로 만들어진 세번째 이유는 권력을 가진 정치가들이 숭배받기를 원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강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역사가들이 장군이나 독재자들의 검열감독을 받으며 역사를 썼다.[3]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게끔 강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쓰여진 역사를 진실된 역사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문학의 영역까지 확장할 필요성이 크다. 그 이유는 첫째 호머의 일리아드가 말해주듯 문학은 역사서 보다 앞서 등장했고, 두번째는 저변에 남아 있는 문학작품을 통해 사라진 역사 자료를 보충할 수 있고,[4] 무엇보다 역사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역사학도의 필독서로 유명한 “역사란 무엇인가”의 책에서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이라고 말했다.[5] 과거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당시 사람들이 갖고 있던 생각 인생관 세계관 등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아야 한다.[6] 이러한 역지사지의 자세를 통하지 않고서 단지 현재의 사고로 재단하고자 한다면 진실된 역사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교과서의 역사서에서는 말해주지 않는 수많은 사실의 발견과 재해석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무수히 널려 있는 문학 작품 속을 헤매고 있으면 마치 금광을 캐는 듯한 수많은 보물들이 발견되곤 한다. 사마천의 사기는 물론이거니와 굴원 장형 반악 유신 양형 이백 등의 문학 작품 속에서 한국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실을 내가 발견할 수 있게 된 이유 하나가 여기에 있다. 

 

한국사 연구에서의 사료의 빈곤함의 문제를 타개하고 그 부족함을 어느 정도 메꿔줄 수 있는 자료의 영역이 중국의 고고학 문학과 예술 작품들이고 그 속을 헤집고 찾아 들어가면 한국사의 궁금증을 해갈하는데 단비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염황[7]의 자손으로서 중국문학은 중원만이 아니라 우리문학 속에 자리잡자고 있는 내연(외포가 아닌)으로 이해해야함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포함 관계로 수식화하면 요즈음의 “동북공정”의 반대 개념이 될 것 같다. 주나라 시대의 이전인 상나라 하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동이족이 중원을 차지하고 중심국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한국사학에 한정하여 한국사를 연구하려는 태도는 역사에 올바른 이해를 키우기 어려울 것이다. 문화적 소산인 언어 영역은 물론 문학 사학 철학의 융합의 관점을 키워야 하고 또 첨성대를 이해하려면 건축학이나 토목공학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고 또 첨성대 이해에 필수적인 주비산경 등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이나 천체물리학의 지식을 필요로 함을 나는 느꼈다.

 

혁명의 시기

 

국화와 칼의 저자 베네딕트는 일본인은 혁명을 할만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파악했다. 자신들의 이익을 쫓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사마천이 설명했듯이, 불란서 대혁명이 입증했듯이, 혁명은 대의를 쫓는 사람들이 성취해 낸다는 혁명 공식으로 본다면 베네딕트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 베네딕트의 견해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인은 착취와 부정의에 대해 반항할 수는 있겠지만 결코 혁명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짜여진 그들 세계의 조직을 파괴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들은 혁명적인 사람이 아니다.”

(“The Japanese, viewing their world in this way, can stage revolts against exploitation and injustice without ever becoming revolutionists. They do not offer to tear the fabric of their world in pieces.” 네딕트, “국화와 칼”, at 303.)

베네딕트의 견해는 요즈음의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한국의 요즈음의 정치세태를 보면 과연 혁명을 할 수 없는 한국인이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언제 변혁의 칼을 들고 나서는가?

그 때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에서 잘 표현했듯이, 세상이 무척 어지러울 때이다. "무릇 계도가 통하지 않으면, 진실과는 거리가 생기는 불순한 시대 상황이 오고, 이타심이 줄어들며, 서로 아비가 되려고 다투는 상황이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하늘의 부름을 받은 제왕(帝王) 분연히 일어서서,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자기 수양을 하게 만들어, 모든 백성의 불안을 잠재운다."

夫純風不扇 則世道乖眞 𣅀*化不敷 則耶爲交競 是以帝王建 莫不修己 以安百姓然. 부순풍불선 즉세도괴진 덕화부부 즉야위교경 시이제왕건호 막불수기 이안백성연. (*德化)

 

진흥왕 순수비 황초령과 마운령 비문의 구절대로, 서로 자기가 우두머리가 되려고 혈투를 벌이며 서로 다투는 지금 세상이지 않는가? 적폐가 쌓이고 쌓여 시민은 소외되고 배제되어 부의 양극화가 극심하고 과정도 결과도 정의롭지 못하고 불공정한 불행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불평등과 불공정과 거짓이 판치는 세계를 어떻게 평정해야 할 것인가? 

 

진흥왕 순수비 비문 해석에 대해서는 저자의 책 “진흥왕 순수비 비문: 새로운 해석”을 참조하라. 



[1]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25장 “역사의 의미”, They speak about a history of mankind, but what they mean, and what they have learned about in school, is the history of political power. There is no history of mankind, there are only many histories of all kinds of aspects of human life. And one of these is the history of political power. This is elevated into the history of the world.

[2]  We must make abstractions, we must neglect, select.

[3]  But why has just the history of power been selected, and not, for example, that of poetry? There are several reasons. One is that power affects us all, and poetry only a few. Another is that men are inclined to worship power. But there can be no doubt that the worship of power is one of the worst kinds of human idolatries, a relic of the time of the cage, of human servitude. The worship of power is born of fear, an emotion which is rightly despised. A third reason why power politics has been made the core of ' history ' is that those in power wanted to be worshipped and could enforce their wishes. Many historians wrote under the supervision of the generals and the dictators.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이 책은 2013년 프린스턴대학출판부에서 증보판이 나왔다. 257, 25장 “역사의 의미”, 쪽수 인용은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Complete: Volumes II” 런던 1945년 판본이다.  

[4] “History is art because it studies people’s experiences, thinking, thoughts, ideas, and beliefs which are subjective in nature, deals with human nature and creativity, requires creative thinking and empathetic understanding of the past people’s thought. It communicates research findings in the form of (a) imaginative writing which involves creativity on the part of the historian and (b) story telling. The historian’s views, opinions and understanding are embedded in historical knowledge. History involves argument and interpretation and there are different ways of making arguments about the past. For these reasons, historical knowledge is very tentative, subject to revision and modification or a complete change. Because history is not repeatable, it is difficult to prove and validate one’s historical understanding. Since historical sources are fragmented, those data bits need to be tied and connected through imagination in order to fill in the gaps in history.

[5] History is "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  Carr, E. H., What is history?, Penguin Books, London, 1990, 55.

[6] History is a subject which is framed extensively by language.  언어는 문화적 소산이다.  Languages are human creations.  언어의 다양성이라는 특성이 그것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소쉬르 Saussure (1857-1913)의 구조주의 언어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적인 약속 규칙으로 정의한다.  내가 말하는 언어를 남들이 알아듣게 하려면 문법이라는 사회적 약속과 규칙에 따라야 한다.  소쉬르는 언어를 기호들의 체계(system)로써 파악했다.  법 또한 문화적 산물이다.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을 설명하는 해설서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Language is no longer regarded as peripheral to our grasp of the world we live in, but as central to it. Words are not mere vocal labels or communicational adjuncts superimposed upon an already given order of things. They are collective products of social interaction, essential instruments through which human beings constitute and articulate their world.”

다음의 월 스트리트 저널 기사를 보자.  사람의 언어 사용은 사람들의 생각, 감정, 신념에 영향을 준다.  http://www.wsj.com/articles/SB10001424052748703467304575383131592767868.

[7] 염제와 황제, 즉 중화민족의 최고의 선조를 지칭하는 말인데 이 개념은 오늘날에는 중국과 중국을 둘러싼 사방 주변 소국 소수민족간의 구분적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국가를 형성한 한민족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중국 이민의 역사임을 부정할 수 없고, 그것을 부정하기에 앞서 동이족의 역사로서 그러므로 중원의 중심국가로써 이해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이민자로서의 한민족은 염황의 자손이고 염황은 역사적 신화 myths가 아니라 역사적 사건 historical past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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