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간 통합 연구의 필요성
최근 통섭(通攝, 統攝)이라는 말 또한 흔히 쓰인다. 폭넓은 상식과 깊은 전문성이라는 말은 사람의 두뇌의 제한성을 인정한다면 이 둘은 상호 배타적인 성격을 갖는 성격인지도 모른다. ‘전문가의 함정’이라는 개념에 수긍하기도 한다. 한편 자기 분야의 전문 영역에서 깊은 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도 폭넓은 상식과 다양한 추세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절실하게 필요한 것 같다. 사마천은 임소경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通古今之變成一家之言”(통고금지변 성일가지언)이라고 말했는데 이 말은, 고금의 변화를 두루 살피고 통달하여서 자신만의 독특한 저술을 완성해 냈다는 뜻이다. 사마천 이후 2천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과거와 당대 뿐만아니라 동서양과 나라안과 국제적인 상황까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즉 東西古今中外 (동서고금중외)까지 두루 탐구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통합적인 탐구의 자세와 종합적 성찰이 요구된다. 동서고금중외를 두루 살피는 자세는 다양성과 새로운 관점을 배양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소요유’의 가치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학제간 통합 연구 방법과 자세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이런 종합적 목표의 지식을 추구하는 경향을 통합, 융합, 통섭 등의 단어로 흔히 표현한다. 휴얼 Whewell이 1840년 “consilience”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가 기존의 잘 알려진 concordance(합치) coherence(일관성) convergence(통합)이라는 단어 대신 잊혀진 단어인 “consilience”가 오히려 희귀하여 그 의미가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preservation)’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제간 통합 연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문을 참조하라.[1]
그동안 한국사를 조사 연구하는데 있어서 중국의 문학 작품에까지 확장하거나 동원하려는 시도 또는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가져온 경우는 드물었다고 보여진다. 조사연구하고 그 결과를 얻는 데 있어서 저자는 사마천의 사기와 반고의 한서 그리고 진서와 당서와 자치통감 등의 기존 사서의 범위를 넘어서, 반악과 장재와 유신과 양형과 이백의 시부 등 즉 지금까지 중국의 문학 작품으로 분류된 자료들을 사료 가치로 의존하고 동원하고 해석함으로써 한국사가 그동안 풀지 못했던 핵심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었다. 저자의 책은 새로운 조사연구 방법론의 적용에 따른 결과이고 혜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1] Jacob, J., “Interdisciplinary trends in higher education”, Palgrave Communications (2015), https://www.nature.com/articles/palcomms20151.; Jones, C., "Interdisciplinary Approach - Advantages, Disadvantages, and the Future Benefits of Interdisciplinary Studies," ESSAI: Vol. 7, Article 26 (2009). http://dc.cod.edu/essai/vol7/iss1/26.; Nissani, M., “Ten Cheers for Interdisciplinarity: The Case for Interdisciplinary Knowledge and Research”, The Social Science Journal 34(2) (1997), 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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