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행 元惡泥首(원악니수) 적의 우두머리들은 언제 항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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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편위 번역: 적의 수도(首都)에 이르자 그 우두머리가 군문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였고, 그 좌리(佐吏)들도 …
추홍희 번역: (兵追奔)至賊都 (패퇴하는 적군을 우리 병사들이 쫓아 추격하여) 적군의 수도에 이르니, 적의 우두머리들은 외문에까지 나와서 머리를 조아리며 항복을 해왔고, 지방 좌리 하급 무리들과 (포의검수 일반백성들 또한 모두 머리를 숙이고 귀순해왔다).
□□□兵追奔 至賊都
□□□至賊都 부분의 결자를 전후문맥상 의미 고리를 찾아서 “兵追奔至賊都”으로 메꾸어 볼 수 있다. 패퇴하는 적군을 우리 병사들이 쫓아 추격하여 적군의 수도에 이르니
元惡泥首轅門
元惡(원악)은 首惡(수악)과 같은 말이고, 泥首(니수)는 스스로 머리를 땅에다 들이박고 조아리다 즉 죽을 죄를 지었으니 살려달라고 항복을 표시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元惡泥首轅門(원악니수원문)은 적의 우두머리는 수도 밖 외문에까지 나와서 땅에다 머리를 대고 항복을 해왔다.
□□□兵追奔 至賊都
兵追奔
追奔(추분)은 도망하는 적을 추격하는 것을 말한다. 추분은 추병(追兵)과 같은 말이다. 도망하는 적을 추격해서 적의 수도까지 도달했다는 뜻이다. “追奔 至賊都” 표현은 구당서 소정방열전에 나오는 “追奔 入郭”(추분입곽)의 의미와 같은 뜻이다. 신라의 백제 정벌전은 남녀노소가 가담한 전면전이었음은 분명하다. 백제와 신라가 벌인 황산벌 전투의 성격에 대해서는 삼국사기의 기재대로 “遂鏖戰”(수오전)이었으니, 섬멸전에 해당한다. 鏖戰(오전)은 격렬한 전투(激烈地戰斗)를 벌린 것 즉 인명살상이 큰 섬멸전을 의미한다.
5만 병력의 신라군의 주력군은 정예 기마군단이었음은 분명하다. 화랑관창전에 “新羅多奇士”의 표현이 이를 확인해준다. 주력군이 신라 왕경에서 출발한 때가 5월 26일이고, 6월 18일에 남천정에 이르고, 7월 9일에 탄현을 넘어서 황산벌 전투를 벌이게 되는 과정과 시간을 분석해 보면, 7월 10일에 백제 수도 사비에서 당수군과 합세하기로 하였다는 삼국사기의 전투 일지는 정확하게 전투 과정을 기술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황산벌 전투의 성격은 계백의 오천 결사대가 모두 전멸했으니 섬멸전을 치룬 것으로 보인다. 다음 행 구절의 표현에서 위취치장으로 묘사된 전투 대진 장면과 삼국사기에서 말하는대로 신라군이 예정보다 늦게 사비성에 도착하여 당군으로부터 힐난을 받았다는 기사를 고려하면 신라군이 전투 개시를 서두르지 않았다는 사실과 백제 사비성에 대한 점령을 목표로 공성전을 전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전면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입은 인명살상의 전쟁 피해는 생각보다 적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사비성에서는 국왕부터 하급관리들까지 모두 수도 진입 입구까지 나와서 순순히 항복을 했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수도 사비성에서는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轅門(원문)은 군대 주둔지나 관서의 바깥 출입문을 뜻하는 말이다.
佐吏 좌리
佐吏(좌리)는 지방관, 지방 수령에 속하는 관리들을 말한다. 이들은 지방관청 관아에 근무한다.
佐吏□□ 이후의 결자부분의 문장은 (적의 우두머리들은 외문에까지 나와서 머리를 조아리며 항복을 해왔고) 지방 좌리 하급 무리들은 줄행랑을 치고 달아났거나 우두머리가 항복하면 그 아래 하급 관리드른 당연히 신복하는 것이 상례이었으니 그와 같은 전쟁 패배자 백제의 관리들의 강복신복의 혼란상을 묘사하는 내용으로 추측된다. 적장과 하급관리들이 순순히 항복해 왔다면, 포의검수(布衣黔首) 즉 일반 평민들과 노백성들은 어떠했겠는가? 당연히 저항하지 않고 새로운 국가에 포용흡수된다. 포의검수는 黔黎(검려)와 동의어로써 일반 평민 노백성을 지칭한다. 黔黎(검려)는 반악의 서정부에 나오는 “愿黔黎其誰聽” 구절에서 쓰였다.
전쟁에선 국가를 멸망에 도탄에 빠지게 만든 국가 지배계층을 혼내고 벌을 주었고,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일반백성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었다. 이사가 쓴 진시황제의 순수비 비문에 나오는 “黔首康定”(검수강정)의 표현과 비슷한 구절이 결자부분에 들어있는 내용으로 추측된다.
국가를 멸망에 이르게 만든 썩고 고루한 지배계층을 확 쓸어버리면 일반 평민들의 삶은 윤택해지고 행복해진다.
20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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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賊都- (兵追奔)至賊都 |
패퇴하는 적군을 우리 병사들이 쫓아 추격하여 적군의 수도에 이르니 |
元惡泥首轅門 | 적의 우두머리들은 외문에까지 나와서 머리를 조아리며 항복을 해왔고 |
佐吏□□□□ | 지방 좌리 하급 관리들 (또한 머리를 숙이고 귀순해왔다. 포의검수 일반 평민 백성들의 삶은 안정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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