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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비 연구-제2권-비문 뒷면 해석

비문뒷면 9행 해석-천고의 영웅인물

by 문무대왕 2025. 4. 2.

비문뒷면 제9

 

9百代之賢王

□□□□□□□□□□□□□□□□贍歸乃百代之賢王寔千□□□□□□

 

국편위는 돌아가시니, 참으로 백대(百代)의 현왕(賢王)이시요, 실로 천()( 성스러운 임금이셨다)” 이와 같이 번역 해석했다. 하지만 나는 글자판독을 이 아니라고 보고 그 대신 으로써 판독한다. 국내의 다수의 판독자는 實歸乃로 판독하고 있으나, 유희해는 글자를 온전히 판독하지 않고 다만 조개 패()만으로써 판독해 놓고 있다. 나는 유희해의 판독문에 의거하여 조개패변을 갖고 있는 한자 가운데 이 구절의 의미에 합당하는 뜻을 갖는 한자를 찾아내 메꾸고자 한다. 이 조건에 맞는 글자는 넉넉할 ()이다. ()(조개 패부)+ (이를 ; 넉넉할 담)으로 구성된 글자이다. 반면에 (갓머리부) + (꿸 관)으로 구성된 글자이다.

()은 공급(供給)하다, 滿足(만족)시키다, 충족시키다, 보조()하다의 뜻을 갖는 낱말이다. 만족시키다의 뜻으로 쓰인 예는 안씨가훈의 儉節用以贍衣食구절이 있다. 글자가 충족(充足)시키다의 뜻으로 쓰인 예는 묵자 절장하편 亦有力不足 財不贍구절에서 찾아진다. 또 맹자 양혜왕에 此惟救死而恐不贍 奚暇治禮義哉구절에서 찾아지는데, 이 구절의 뜻은, “이래서는 죽는 것을 구제하기도 힘이 모자랄 판인데 어느 겨를에 예의를 차리겠습니까?”

贍歸乃百代之賢王-이 문장은, 참으로 백년 만에 나올까 말까 하는 현명한 군주라는 판단에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게 그 백대의 현왕의 조건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이 구절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은, ‘실로 천년 만에 나올까 말까 하는 성왕이었다는 뜻의 문장이므로, ‘천고의 영웅인물이었다또는천고의 귀감이 되는 성왕이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큰 무리가 없다. 문선 《晉紀總論》에 今晉之興也 功烈於百王”, 건릉 술성기의 興百王之 播十紀之高躅표현이 나타나고 또 懲千古之蠹源 百王之典의 표현이 찾아진다. 따라서 비문의 결자 부분의 문장 내용은 아마도 이런 칭송을 묘사하는 글이라고 여겨진다. 

 

百代賢王 백대의 현왕

경사지민 편국지방 할 것 없이 가까운 수도에 살건 먼 지방에 살든 거리의 원근 차이 없이 전국민이 또 부부 부자 형제 군신 모두 신분이나 계층 차이 없이 다함께 전국민이 다같이 나와서 거국적으로 또 제후군왕급들의 해외 조문사절이 입국 문상하고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문무왕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슬픔과 애도를 표하고 그 애도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천리 행렬을 이룰 정도였음을 볼 때, 실로 백대에 한 명 나올까 마는 현명영명 국왕이요, 실로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그런 성인군주였다. 이렇게 문무왕이 죽어서도 전국민적인 애도와 추앙을 받은 것은 볼 때 백대의 현왕이요 천년의 리더가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명약관화하지 않는가? 

장례식에 참석한 애도자들이 온 거리를 메우고 흐느꼈는데 그 수가 천리행렬을 이룬 것 같았다, 애도의 슬픔은 삼천리 산야를 울리고 구름을 타고 넘는 것 같았다는 이런 애도 행렬을 묘사하는 한자 구절로 표현한다면, 行號巷哭 者數千萬 繒分塡咽 井陌千里 哀聲滿野 愁氣連雲 이런 의미의 표현이 가능하다. 거국적인 장도(葬途)행렬로 평가해 볼 때, 실로 천고의 영웅인물이 아니겠는가?

 

실로 천고의 영웅 인물

贍歸乃百代之賢王寔千□□□□” 부분의 결자는, 양나라 심약의齊故安陸昭王碑文에 나타나는 구절인譽滿天下 德冠生民 蓋百代之儀表 千年之領袖”, ‘명성은 만천하에 넘쳤고 보통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었으니 진실로 백대의 사표가 되고 천년의 영수-지도자로 남을 것의 의미로 새기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그러므로 나는 결자 부분을 다음과 같이 메꾸어 본다.

贍歸乃百代之賢王
寔千年之領袖緬矣
실로 백대의 현왕이요
실로 천 년의 영수가 되리라


寔千年之領袖緬矣 뜻은 寔千古貽鑑百王緬矣의 구절과 그 뜻이 서로 같다. 문무왕은 백대의 현왕이고 또 그보다도 더 높은 영웅인물 즉 천년동안 그 백대의 현왕들이 국정에 임할 때 참고해야 될 거울-瑩鏡(형경), 태감이 될 천 년의 영수(최고영도자)가 될 것이라며 한없는 칭송을 보내고 있는 헌송의 의미가 느껴진다. 

()은 실로, ()은 아득히 먼 천년까지 遙遠(요원)하다, 길이길이의 뜻이다. 백대의 현왕이요 천 년의 귀감이라는 말은 그가 후세의 모든 지도자의 귀감이 되고, 영원한 민족의 사표가 되리라는 뜻, 요즈음 말로 표현한다면, 문무왕은실로 천고의 영웅인물(寔千古英雄人物也)에 해당된다.

 

聖王 성왕

재덕(才德) 능력과 인품 덕성이 보통사람들과 정말 다르게 매우 뛰어난 사람,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를 정도였다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앙받는 제왕-才德超群達 帝王 성왕(聖王)이라고 부른다. 예기(禮記)冠者 禮之始也 是故古者聖王重冠”, 좌전(左傳) 환공편의夫民 神之主也 是以聖王先成民而后致力于神의 사례를 보라. 이러한 의미에서 현왕(賢王)과 성왕(聖王)을 댓구적 표현으로 연결하여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贍歸乃百代之賢王

()는 돌아가다 返回, 回到本處 뜻뿐만 아니라, 趨向(추향), 추세 또는 結局(결국)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이다. 이 문장의贍歸乃는 추향 또는 결국에 이르는 뜻으로 쓰였다. ()은 원래, 本來(본래)라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초의 개시적인 最初(최초), 開始(개시)의 뜻을 갖는 낱말이다. 귀원(歸原)하면九九歸原의 성어처럼원래의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한편 이 귀원의 뜻은, 앞 문장의歸乃”(귀내)의 표현처럼, 미래에 대한 예측의 개념에서 결국에는 최초 개시적인 것의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년이 지나가고 보면 결국 문무대왕이 최고의 세상을 열었구나, 그런 천고의 성웅이었네,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적 단정의 표현인 것이다. 실제로 이제 천년도 훨씬 넘은 일천오백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 이 시점까지 한반도를 통일하여 위대한 나라를 건국한 사람은 문무왕 단 한 사람뿐이지 않는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처럼, 일본을 최초로 통일한 풍신수길처럼 말이다. 贍歸乃百代之賢王 이 구절은 문무대왕은 백대의 현왕으로 평가받을 만큼 백대의 현왕의 조건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이다. 

지난 2천년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살펴본다면 이 문무왕릉비 비문의 기록에 쓰여져 있는대로 문무대왕 비문 기록자의 예언이 입증되는 것이 아닌가? 두번 다시 생각해 보자. 앞으로 다가올 미래 천년 동안에 걸쳐서 위대한 성웅으로 기록될 문무대왕이라면 그 문무대왕 또한 예전의 황금시대 천하태평성대를 열었던 요순우 임금님 시절로 되돌아가게 만든 중흥 군주가 아닌가? 성경의 표현대로 우리 인류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되돌아갈 뿐인데, 결국 미래라는 것도 부활의 개념이지 않는가? 조상 선조 부모가 있기 때문에 미래 세대 또한 존재하게 된다. 이것은 천체물리학의 이론으로도 입증이 되지 않는가? 병아리가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돌고 도는 순환의 기원의 논쟁에서 결국 승자는 닭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증명되지 않았는가?

백대의 현왕으로 여겨질 것이라는 표현은 미래 예측의 영역에 속한다. 문무왕 이후 백대가 지나봐야 사실이 가려질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지나온 역사를 뒤돌아보건대 문무왕의 통일 시대만큼 한반도가 황금시대를 구가한 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백대의 현왕일 것이란 평가를 극구 수긍할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 초기 성왕 세종대왕의 시기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민족중흥의 역사를 쓰긴 했지만 문무대왕 때 누리던 영토까지는 회복하지 못했고 또 여진족과 왜국 등 주변국과의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 평가하자면 문무대왕의 업적만큼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9  
□□贍歸乃百代之賢王 참으로 백대의 현왕이라고 말함에 부족함이 없다
寔千□□□□□□-
寔千(年之領袖緬矣)
실로 천 년의 영수로 남아
(영원한 민족의 사표가 될 천고의 영웅인물이외다)